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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저장소 곧 포화인데… 고준위 특별법 국회서 `낮잠`

정석준 기자   mp1256@
입력 2023-11-20 11:16

법안소위 상정 1년동안 제자리
시설 규모 기준 등 여야 갈라져
K-택소노미 정책 구상에 차질


핵폐기물 저장소 곧 포화인데… 고준위 특별법 국회서 `낮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건설 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친원전 정책을 펼쳐도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미흡해 국민 신뢰를 잃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등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2일은 '고준위 특별법'이 국회 산중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법안 소위에 상정된 관련 법은 총 3건으로 1년째 여야간 입장차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고준위 특별법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법적 근거다. 최근 한국은 원전 계속운전으로 사용후핵연료가 과거 전망보다 늘어나 고준위 방폐장 건설이 시급하지만 특별법이 표류해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법안소위에서는 입법형식, 제명, 관리위 국회보고의무, 기본계획 수립, 부지선정 취소시 주민투표, 부지선정절차의 가역성, 관리위 지위, 관리사업자 지정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여야간 합의가 완료됐다.

다만, 관리시설 확보시점과 부지 내 저장시설 규모 등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내 저장시설 규모 기준을 원자로 운영허가와 설계수명 중 어느 기간으로 따를건지를 두고도 여야 의견이 갈리고 있다.

또 여당과 정부는 부지 내 저장시설 운영 장기화를 우려하는 원전지역 주민의 입장을 고려해 중간저장시설 목표시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부지 내 저장시설과 중간시설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부지 내 저장시설은 원전 습식저장조 포화에 대비한 건식저장시설이며 중간저장시설은 처분시설 건설 전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를 조속히 반출해 원전 지역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시설로 관리 주체가 엄연히 다르고 시설 위치도 구분된다.

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는 만큼 원전에 대한 국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1978년 원전 첫 가동 이후 쌓인 사용후핵연료는 1만8600t에 달한다. 과거 9차례의 방폐장 부지선정 실폐 사례를 보면 부지선정 절차와 유치지역 지원 방안을 담은 특별법은 방폐장 건설의 선결 조건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가 K-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하고 금융권의 녹색투자를 유인하는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원전 업계가 K-택소노미 인증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고준위 방폐물 처분 관련 세부 계획과 이행을 담보할 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원전 내 저장시설 포화가 임박하다는 점이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월성(2037년) 등이 각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원전 10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고려하면 개별 원전의 부담은 더 커진다.

이번 법안심사 소위에서 고준위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내년 총선 이후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까지 절차 소요 기간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내년 5월 본회의 통과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주민들의 원전부지 내 저장시설 영구화 우려를 해소하고, 건식저장시설의 적기 확보를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민 의견수렴 및 지역지원방안, 중간저장시설 확보 목표시점 등을 포함해 원전지역 수용성 확보를 위해서는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며, 원전지역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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