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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임금체불 역대 최대… 솜방망이 처벌 뜯어고쳐야 근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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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01-25 18:00
[사설] 임금체불 역대 최대… 솜방망이 처벌 뜯어고쳐야 근절된다
태영건설의 임금체불 문제로 골조 공정이 중단된 서울 중랑구 상봉동 청년주택 개발사업 건설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임금 체불액이 1조7000억원을 훌쩍 넘겨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금체불액은 1조7845억3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2.5% 급증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9년 1조7217억원을 넘어선 최대 규모다. 체불 피해 근로자 수도 함께 늘어났다. 2022년 23만8000명 수준이었던 체불 피해 근로자는 지난해 27만5432명으로 불어났다. 팬데믹 이후 경제활동 정상화, 건설업계 체불 증가 등이 전체 체불액을 크게 늘려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의 경우 부동산 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체불액이 전년 대비 49.2%나 급증했다. 최근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공사 현장에선 하청노동자 임금 체불 우려 등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 체불은 근로자 개인을 넘어 한 가정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다. 물론 경기 침체로 경영 위기를 맞아 부득이하게 임금을 못 준 기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 시키고 돈을 안 준다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짓이다. 게다가 고의적·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자들도 상당히 많다. 임금 체불 때문에 38차례나 검찰에 송치된 사업장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임금 체불액이 역대 최고이고, 악덕 기업주들이 근절되지 않는 데는 솜방망이 처벌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체불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이 고작이다. 근로자가 합의만 해주면 체불 사업주가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반의사 불벌' 조항도 문제다. 사업주들이 체불 임금 일부만 주고 근로자에게 합의를 종용해 처벌을 피하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반의사 불벌 조항 도입 이후 체불이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부조리가 반복되어선 안된다. 따라서 솜방망이 처벌을 뜯어고쳐야 한다.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형사적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선 임금 체불을 '임금 절도'(Wage theft)라고 표현하면서 강력히 처벌한다. 미국 미네소타주는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면 최대 징역 20년에 처할 수 있다. 우리도 엄정한 사법 처리로 임금 체벌을 근절해야함이 마땅하다. 법 개정을 서둘러 근로자 울리는 '임금 떼먹기'를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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