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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박제마다 감회 새로워… 노하우 전수해 한국의 기술력 끌어올릴 것"

정석준 기자   mp1256@
입력 2024-02-04 11:11

류영남 국립생물자원관 주무관
고등학생때 박제제작실 첫 방문
친구 권유로 본격적인 작업 시작
16년동안 박제 표본 관리 맡아와
부족한 부분 보완과정 반복 발전
박제 통해 생물 다른 차원 진화
시료 없어 전시 못할 땐 아쉬워
시료 없어 전시 못할 땐 아쉬워


[오늘의 DT인] "박제마다 감회 새로워… 노하우 전수해 한국의 기술력 끌어올릴 것"
류영남 국립생물자원관 주무관이 1월 29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박제에 대해 설명 중이다. 정석준 기자, mp1256@

"처음 입사했을 때의 기술력과 현재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훨씬 더 진화된 사용하기 편한 재료로 바뀌었습니다. 평가는 주변사람들이 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 늘 노력해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제가 제작의 열정으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오늘의 DT인] "박제마다 감회 새로워… 노하우 전수해 한국의 기술력 끌어올릴 것"
류영남 국립생물자원관 주무관이 1월 29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박제에 대해 설명 중이다. 정석준 기자, mp1256@

류영남(57·사진) 주무관은 2007년 국립생물자원관에 입사해 현재 전시관에 전시되는 박제 표본 등을 관리해오고 있다. 이 업무를 16년째 맡아오면서 수 많은 박제 표본을 만들고 한국의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류 주무관은 "우리 기관에 생물을 전공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들이 해주는 이야기들을 기술에 녹이려고 한다"며 "종의 생태나 특징을 파악하고 다양한 제작을 통해 표현하면 다른 차원으로 진화가 된다"고 말했다.

류 주무관이 박제를 처음 접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해 집 근처 애완조류 분양샵을 드나들며 박제 제작실을 처음 방문했다. 류 주무관은 "처음부터 박제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진행과정만 지켜보다가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다"며 "처음 시작하는 사람과 다르게 진행과정을 1년 정도 지켜보니 어려움 없이 작업을 수월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취미나 본업이 아닌 배우는 과정에서 단기간에 이뤄지는 기술이 아니라 다년간 진행된 제작 노하우가 필요했다"며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적성에 맞았고, 생물을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끝이 없고 제작을 완료해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DT인] "박제마다 감회 새로워… 노하우 전수해 한국의 기술력 끌어올릴 것"
류영남 국립생물자원관 주무관이 1월 29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박제에 대해 설명 중이다. 정석준 기자, mp1256@

류 주무관에게 박제의 중요도와 열정은 희귀종이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정도에 관계 없이 공평하다.

류 주무관은 "희소성 때문에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며 "제작하는 입장에서 편애를 두면서 법정관리종 등 개체수가 적은 것은 열심히 만들고 흔한 종은 대충 만들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제 과정은 가죽을 벗기는 박피부터 염장, 세척 등 과정을 거쳐 마감까지 디테일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류 주무관은 "눈은 생체 눈을 그대로 쓰는게 아니고 유사하거나 동일한 크기와 사이즈 색상을 구매해서 사용한다"며 "의안이 번식기, 성별 여부나 나이 등 종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고 이런 부분을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2024020502000253000011095~>한국은 사냥 문화가 해외에 비해 제한적이라 사체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 주로 표본 시료는 야생동물이 로드킬이나 전염병, 응급구조 과정에서의 사망한 경우다. 구조센터나 유관단체들이 야생동물을 수거하면 생물자원관으로 연락해 박제를 의뢰한다. 류 주무관은 "동물 상태에 따라서 수거된 전량을 박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과거의 그림에 있던 생물을 재현하는 기획전을 준비할 때 겨울에 여름 철새를 구할 수 없고 그 시즌을 기다리면서 연출을 준비한다"며 "그림에는 있어도 시료를 확보 못해서 전시하지 못해 잘 준비했지만 시간을 무한대로 소비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국내에는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문화재수리기능자 자격 시험에 '박제 및 표본 제작공'이 있다. 사실상 유일한 공인 박제 자격증이지만 합격자는 매년 극소수로 뚜렷한 교육과정은 전무하다. 류 주무관은 "박제 인력이 많지 않고 시료 확보도 하기 어렵다"면서도 "과거에는 직접가서 보고 배워야만 했지만 지금은 SNS 등으로 사진 등 정보와 제작과정을 습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과거부터 조류 박제에 대해 강한 면모를 보였지만 포유류 등 대형 동물 박제는 아직 발전 중이다. 류 주무관은 "한국에서 가장 큰 시료라고 하면 맷돼지 정도인데 유럽 등에서는 코뿔소, 코끼리 등 대형 동물을 한국 보다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며 "다른 나라와 기술 공유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도 인정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오늘의 DT인] "박제마다 감회 새로워… 노하우 전수해 한국의 기술력 끌어올릴 것"
정석준, mp1256@

류 주무관은 앞으로 본인의 박제 노하우를 정리해 후발 주자들에게 전하는 게 목표다. 그는 "그동안 기술이나 제작 방법이 몇 번의 변천사를 겪었다"며 "소재를 바꾸면서 기술을 논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수 많은 종을 다루면서 골격에 철사 넣기, 가죽 관리 등 각각의 경험치를 자료로 남기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기관이나 박제업을 하고 있는 분들이 모두 고생을 하고 누군가는 해야하는 작업들"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제작에만 포커스를 맞추지만 주기적인 표본 관리도 우리의 업무이며 제작 후 관리도 기술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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