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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줄줄` 새는 `K-반도체` 기술…산업기술 적발건수 최다

박양수 기자   yspark@
입력 2024-02-06 11:56

전체 산업기술 유출 2019년 14건→2023년 23건 증가세
중국으로 유출 비중 높아져…"수법도 지능화·다양화"
관리·처벌 강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추진…"세계적 추세"


중국으로 `줄줄` 새는 `K-반도체` 기술…산업기술 적발건수 최다
반도체 기술 유출 [연합뉴스]

국가핵심기술인 'K-반도체'가 산업 기술 해외 유출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설계 도면을 빼내 중국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통째 복제한 공장을 세우려 ?던 삼성전자 전 임원이 적발된 사례처럼 중국으로의 반도체 분야 유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전체 산업 기술의 해외 유출 적발 사건은 23건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3건 증가한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 유출 시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이다. 정부는 이같은 기술에 대해선 산업기술보호법에 의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현재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조선·원자력 등 분야의 70여건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체 산업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총 96건이다. 2019년에는 14건이던 것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선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산업부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한국이 세계적으로 우위에 있는 메모리 등 반도체 분야의 적발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전체 14건의 적발 건수 중 반도체는 3건에 그쳤다. 이어 전기전자 3건, 디스플레이 3건, 자동차 2건, 정보통신 1건, 생명공학 1건, 기계 1건 등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전체 23건의 적발 건수 중 절반 이상인 15건이 반도체 분야였다. 디스플레이, 자동차, 생명공학, 전기전자 분야가 각각 3건, 3건, 1건, 1건이었다.

작년 반도체 분야 해외 기술 유출 건수는 산업부가 관련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피해 비중이 대체로 비슷했지만, 최근 중국으로 일부 디스플레이 제품 주도권이 넘어간 뒤 반도체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기술 유출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다양화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국내에 기업을 설립한 후 기술 인력을 고용해 기술을 취득하거나, 외국인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후 인수한 국내 기업의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사례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법원과 협력을 통한 양형 기준 상향(실질 처벌 강화) 등을 통해 국가경제 및 기업에 커다란 피해를 낳는 산업기술 해외 유출을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에는 기업이 스스로 신청하지 않아도 정부 판단에 따라 특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판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판정 명령' 제도가 담겼다. 해외 기술 유출 처벌 대상을 '목적범'에서 '고의범'으로 바꾸는 내용도 들어갔다.

현재의 대법원 판례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을 고의로 빼내 해외로 건네도 '외국에서 사용할 목적'을 검찰이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이를 고의로 빼내 간 것만 입증해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외국 기업과 합병될 때 현재는 인수합병을 당하는 국내 기업만 신고하면 된다. 하지만, 법이 개정되면 인수하려는 외국인도 공동 신고 의무를 부여받게 된다.

이 같은 방향의 법 강화를 놓고 일각에선 기업의 영업 자율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외자 투자 유치에 제약을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산업 기술 보호를 강화하는 것은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해당 입법 추진이 세계적 흐름과 궤를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국가핵심기술과 인프라에 해당하는 부분은 (경영권 확보가 아닌) 비지배적 투자도 심사하도록 하는 등 외국인 심사 투자를 강화하고 있고, 영국도 로봇·통신 등 17개 분야의 지분을 25% 이상 취득 때 사전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등 주요국들은 첨단 분야 외국인 투자 심사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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