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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깜깜이 선거구획정… 국민 선거권 무시를 밥 먹듯 하는 여야

   david@
입력 2024-02-12 18:50
[사설] 깜깜이 선거구획정… 국민 선거권 무시를 밥 먹듯 하는 여야
국회의원 선거구획정 등을 논의하는 국회 정치개혁특위 전체회의 모습. 연합뉴스

4·10 총선 후보 등록일(3월 21일)이 40일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구 획정이 안 되고 있다. 적지 않은 국민이 자신이 어느 선거구에 속하고 어떤 후보에 투표할지 모른다. 후보들 역시 자신이 뛸 운동장(선거구)이 어딘지도 모르고 있다. 선거구 변경은 물론 일부에 그친다. 그러나 선거구 획정은 선거라는 민주주의 제도를 구현하는 첫 단추로서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렇기 때문에 공직선거법은 선거 1년 전까지 확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지금 여야는 법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획정안을 제시한 바 있다. 6개 선거구를 통합하고 6개 선거구는 분구하는 방안이다. 인구 변동에 따라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을 줄이고 인천과 경기에서 각 1석을 늘리는 안도 포함돼 있다. 선거구획정위 제시안은 그동안 여야가 큰 이견 없이 받아들여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례대표제 결정이 늦어지고 여야 유·불리 계산이 첨예하다보니 선거구 획정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구획정위의 안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전북에서 1석이 주는 데에 대한 반대급부로 여당의 안방인 강남 3개 지역구에서도 1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 대치가 계속되면서 오는 29일 열리는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도 획정안이 통과될지 미지수다. 여야 정치권의 선거구 획정 지연은 최근 역대 총선에 이어 이제 상습이 됐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숨은 의도도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거구 미확정 상태가 오래될수록 현역 의원은 유리하고 정치 신인은 불리하다.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 등으로 이름을 알려온 현역들은 선거구 획정이 늦어져도 느긋한 반면, 정치신인들은 자신이 뛸 운동장조차 알 수 없어 활동 폭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역들이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야 의원 모두 이해가 같으니 암묵적 짬짜미도 한다. 투표를 해야 할 유권자 입장에서도 후보를 검증하고 선택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 힘들다. 투표일이 코앞인데 선거구가 깜깜이인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국민 선거권 무시를 밥 먹듯 하는 여야는 서둘러 선거구를 획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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