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김창기 국세청장 "금투세 예산 전액 낭비 아냐...올해 세수 전망은 아직 불확실"

최상현 기자   hyun@
입력 2024-02-13 12:00
김창기 국세청장 "금투세 예산 전액 낭비 아냐...올해 세수 전망은 아직 불확실"
김창기 국세청장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명목으로 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로 국세청이 관련 시스템 구축 예산 230억원을 날리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김창기 국세청장은 "230억원 예산 가운데 147억원은 홈택스나 NTIS에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능"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 전산에 필요한 예산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수 여건에 대해서는 "3월에 법인세 신고가 들어와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에는 상장사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4분기에는 수출이 회복된 점도 있어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세행정 운영방안' 브리핑에서 이처럼 최근 세정당국 현안에 대한 질답을 허심탄회하게 주고 받았다. 이전까지 국세청 신년 업무보고는 전국관서장회의를 통해서 자료로만 발표돼 왔다. 국세청장이 직접 언론 앞에 나서 브리핑을 한 것은 이번이 거의 처음이다.

김 청장은 이날 "국세청 조직이 늘어난 규모보다 세수 총량이 늘어난 규모가 커 업무부담이 과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 제가 사무관을 할 때는 직원이 1만 7000명에 세수가 100조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직원은 4000명 정도 늘어 2만 1000명가량 됐고 세수는 3~4배 커진 340~380조원 정도"라며 "금융거래가 복잡해지고 국제거래도 많아지면서 세무조사도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면이 있다"며 "조사 규모는 적절히 유지하되 조사할 때는 엄정하게 하고, 파급 효과가 있는 조사를 하는 게 좋지 않냐는 판단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추진 예정인 생성형 AI 도입이 세무사들의 먹거리를 침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납세자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차원"이라고 했다. 김 청장은 "납세자들이 국세청에 가장 불만이 많은 것 중 하나가 상담센터와 전화가 안된다는 것"이라며 "상담인력을 무한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생성형 AI를 5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무조사를 1만 3600건으로 낮추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1만 4000건에 거의 근접하게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사 정책은 본청에서 결정하지만 실제 집행은 전국 133개 세무서와 7개 지방청에서 하게 돼 오차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하부 조직에서는 올해 50개를 하려고 했는데, 조사 사유가 생겨 55개를 하는 등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본청 차원의 전체적인 방향은 변화가 없다"고 했다.

김 청장은 "인력의 제약이 있기에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임팩트 있는 조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조사의 양을 늘리기보다는 중요한 조사를 제대로 해서 납세자들이 위하감(感)을 느끼게 하는 게 효과가 있다"며 "조사의 양만 방대하게 해서 퀄리티가 떨어지면 면역 효과만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직원 복지나 처우개선 등과 관련된 질답도 다수 나왔다. 김 청장은 '현장에서 징수하는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예산당국에선 고유 업무를 하는데 무슨 인센티브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다만 징수 직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구 등을 충분히 지급하는데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올해 들어 주말 근무를 최대한 자제하는 방향으로 근무문화를 개선하고 있다.지난해 말 본청 소속 모 조사관이 업무 중 쓰러져 숨진 후 마련된 대책이다. 이와 관련해 김 청장은 "주말은 가급적 가족과 보내고 주말에 재충전하는게 더 생산적이지 않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근무강도가 높은 본청을 기피하는 세태도 심각한 상황이라 직원들이 조금 덜 힘들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