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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차려 `불법 돈놀이`한 회계사들

김경렬 기자   iam10@
입력 2024-02-13 15:17

가족 허위고용 후 급여 지급
금감원, 중소 회계법인 점검


#A회계법인은 퇴직한 회계사에게 과거 관리하던 고객사 매출의 30%를 매년 지급했다. 지급액은 연평균 1억2000만원에 달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수상한 '알선수수료'에 대해 공인회계사 윤리규정 위반 소지가 있고, 실질 보수가 하락해 충분한 감사 인력이 투입되지 않을 경우 감사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B회계법인의 이사는 70대 어머니에게 사무실 청소명목으로 총 4000만원의 기타소득을 지급했다. 청소용역 계약서나업무산출물 등 실제 업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중소형 회계법인에 대한 주요 점검결과(잠정)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한 회계법인에 대한 감리과정에서 소속 공인회계사의 배우자 등 특수관계자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 혐의를 발견한 뒤 범위를 넓혀 검사에 나선 것이다.

점검 결과, 10개 회계법인의 회계사 55명이 50억4000만원 가량의 부당행위를 저질렀다. 특히 부당행위 혐의자는 대부분 임원(이사)으로, 고위직의 모럴헤저드와 직원의 일탈이 두루 적발됐다.

구체적인 부당행위 유형은 크게 네가지다. △A회계법인 사례와 같은 '퇴직회계사에 대한 알선수수료 지급' △'가공급여 및 허위의 기타·사업소득 지급' △'특수관계법인(페이퍼컴퍼니)에 용역수수료 부당지급'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의 대부업 영위' 등이다.

회계사들은 고령의 부모 등을 거래처나 본인 소속 회계법인에 허위로 고용해 급여나 기타사업소득을 지급했다.

예를 들어 C회계법인 소속 이사는 고령의 아버지(81)를 거래처 관리 담당 직원으로 고용해 총 8300만원의 가공급여를 지급했다. 아버지의 출입기록과 지정좌석은 없고, 담당업무는 불분명했다. D회계법인의 이사는 동생을 본인 소속 회계법인의 운전기사로 고용해 총 5700만원의 가공급여 지급했다. 하지만 운행일지, 주유기록, 차량정비 기록 등은 없었다.

소속 회계사 또는 본인의 가족 등이 임원이나 주주인 페이퍼컴퍼니에 가치평가 등의 용역을 의뢰하고, 용역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유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E회계법인 이사는 금융상품가치 평가에 필요한 금융시장정보를 본인의 페이퍼컴퍼니로부터 고가에 구입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시장정보 제공회사에 회원가입만 하면 시장정보는 300만원에 얻을 수 있었지만, 페이퍼컴퍼니는 해당 정보를 1억7000만원에 사들였다. 회계법인이 웃돈을 얹어 회사 임원의 개인회사에 비용을 지급한 셈이다.

또한 F회계법인의 회계사는 비상장주식 매각 성공보수 5억2000만원을 용역을 제공하지 않은 페이퍼컴퍼니로부터 수취하도록 계약을 유도했다. 비상장주식을 고개에 매각할 경우 회계법인에 귀속돼야할 성공보수를 페이퍼컴퍼니에 넘기도록 한 것이다.

대부업체 대표를 겸직한 회계사의 '돈놀이'도 지적받았다. G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회계법인을 이용해 소상공인으로부터 최고금리 제한을 초과하는 이자를 수취했다. 회계사는 약정이자 연 24% 이외에 연평균 4.3%의 추가수수료를 경영자문 명목으로 수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속 공인회계사의 횡령·배임 혐의는 수사기관에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공인회계사법 및 대부업법 위반혐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및 지방자치단체 등 소관기관에 통보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상장법인 감사인등록요건 위반사항은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한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대부업체 차려 `불법 돈놀이`한 회계사들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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