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논설실의 서가] 의미 있는 삶으로 안내하는 인생수업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4-02-13 18:47

아버지의 마지막 골프 레슨
윌리엄 데이먼 지음/김수진 옮김/북스톤 펴냄


[논설실의 서가] 의미 있는 삶으로 안내하는 인생수업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외국에서 새 가정을 꾸려 승승장구한 남자가 있다. 한 번도 대면해보지 못한 그가 아버지라면 아들은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 책은 세계적 심리학자로서 스탠퍼드대 교수인 저자가 자신의 실제 상황을 토대로 삶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때 아버지가 실종됐다는 말만 듣고 체념하고 살았다. 60세가 되던 어느 날 딸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단서를 전달 받는다. 이때부터 저자는 한 번도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공백의 아버지' 행적을 추적한다. 놀랍게도 아버지는 살아있었고 프랑스 발레리나와 결혼해 세 딸을 낳고 태국에서 행복한 삶을 살다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보통 사람이라면 충격적인 사실에 삶의 평온이 깨졌을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자여서 그런지 저자는 너무도 잔잔하고 명상적으로 아버지의 삶을 따라간다.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어떻게 아버지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저자는 버거운 사실에 깊은 숨을 몰아치지만 그렇다고 원망하진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가 없어서 내가 얻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반대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그의 연구 주제는 어느덧 그가 반드시 풀어야 할 인생의 화두가 된다.

책은 한 편의 추리소설이자 감동적인 회고록이라 할 수 있다. 삶의 지혜가 담긴 금언집이라도 할 수 있다. 저자가 회고하는 두 인생, 두 이야기, 두 여정에서 삶의 고양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아버지의 삶을 탐험함으로써 저자는 자신의 삶을 더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그의 연구테마인 '인생회고법'을 검증하는 기회로 삼는다. 골프를 비롯해 넥타이 매는 법, 자동차 운전, 아버지 되는 법 등을 아버지의 가르침 없이 홀로 깨우쳐야 했던 오랜 원망도 풀어낸다. 마침내 시공간을 뛰어넘어 훌륭한 골퍼였던 아버지에게 골프 레슨을 받고 함께 라운딩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이규화기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