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과 12월 이어 올해 1월 추락
연료통 투하 후 비상착륙한 사례도
비행 중단 조치 없어…주민 불안
미 7공군 "비행 중단 필요성 제기 안돼"
3일 군에 따르면 최근 10개월 새 주한미군 F-16 전투기는 3번이나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5월 6일 전라북도 군산의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이하 8전비) 소속 F-16 전투기 1대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농지 인근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가 무사히 탈출하고 민간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락한 전투기가 민가에 떨어졌다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같은 해 12월 11일에는 군산 공군기지를 이륙한 주한미군 F-16 1대가 서해에 추락했다. 조종사는 추락 직전 탈출해 무사히 구조됐다.
올해 1월 31일에도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군산기지에서 이륙해 비행 중이던 긴급상황이 발생해 조종사가 비상 탈출했다. 전투기는 충남 서산 앞 서해상에 추락했다.
지난달 22일에는 8전비 소속 F-16 전투기가 전북 군산 새만금 인근을 비행하던 중 연료통을 서해에 떨어뜨리고 군산 공군기지로 돌아와 비상착륙했다. 조종사가 비상착륙을 위해 기체에 부착된 두 개의 외부 연료통을 떨어뜨린 것이다.
이처럼 작년 5월과 12월, 올해 1월에 발생한 3건의 추락과 지난달 연료통 투하 후 비상착륙과 관련해 주한미군 측에선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않았다.
잦은 사고에도 F-16 전투기 비행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한국 공군이 전투기 추락 사고 때마다 사고 원인을 규명해 발표할 때까지 비행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과 비교된다.
주한 미 7공군은 군산 기지(8전비)에서 F-16 2개 대대, 오산 기지(51전비)에서 F-16 1개 대대를 운용하고 있다. 1개 대대가 보유한 전투기는 약 20대로, 약 60대의 F-16 전투기를 보유한 셈이다.
F-16은 1970년대에 개발된 전투기로 주한미군에는 1981년에 처음 배치됐다. 최초 배치 이후 43년이나 지난 기종이어서 전투기 노후화가 최근 잦은 사고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미군은 오래된 기종에 대해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기 때문에 노후화가 사고의 원인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 7공군 측은 최근 잦은 사고의 원인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개별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고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원인을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추락 사고 원인 발표 시기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응답이다.
작년 5월에 발생한 F-16 추락 사고는 10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조사 중이어서 발표 계획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사고 조사가 끝나더라도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7공군은 F-16 관련 잦은 사고에도 비행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각각의 주요 항공기 사고를 독립적이고, 관계없는 사고로 취급한다"며 "조사결과가 이와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 한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조사결과, 특정 기종의 비행중단 필요성이 제기되면 공군 수뇌부는 그 결정을 고려하겠지만, 지난 3건의 F-16 추락 사고에 대한 초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행중단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잦은 F-16 추락 사고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대해선 "기지 주변 거주 주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며 "항공기 사고를 방지하고, 한국 국민과 미군 관계자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선 "작년 5월 사고에 대한 초기 단계 조사 결과는 부대 수뇌부에 전달돼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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