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원 투아트 대표
사회적 가치, IT기술로 만들려 창업 도전… 2018년 '설리번 플러스' 첫 서비스
SK텔레콤서 AI API 무료로 제공… 보조공학기기센터와 개발과정 '다리' 역할
![[오늘의 DT인] "시각장애인의 편안한 일상 돕는 `눈` 되고파… 보조기기로 확장할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2403/2024031402109931065001[1].jpg?var=5645 "[오늘의 DT인] \"시각장애인의 편안한 일상 돕는 `눈` 되고파… 보조기기로 확장할 것\"")
조수원(47·사진) 투아트 대표는 AI(인공지능)로 시각장애인들의 눈을 만들어 주는 일에 진심인 기업가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조 대표는 2016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대구에서 사회적 가치를 IT기술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눈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처음 내놓은 서비스는 2018년 탄생한 '설리번 플러스'다. AI를 탑재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시각장애인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음성으로 안내하는 서비스다. 이어 '설리번 A'와 '설리번 파인더'를 연이어 내놨다. 이중 올해 1월 내놓은 설리번 파인더는 SK텔레콤의 지원으로 AI 기술을 더했다. 시각장애인이 주변 상황과 물체들을 정확하고 자세히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다.
투아트와 SK텔레콤은 지난 2월말 스페인에서 열린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 '접근성 및 포용성을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사례' 부문 글로벌 모바일 어워즈를 받기도 했다. MWC 2022에서 '설리번 플러스'로 상을 받고, CES 2023에서 '설리번 A'로 소프트웨어&모바일앱 부문 혁신상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글로벌 수상을 이뤄낸 것이다.
조 대표가 상을 받은 것보다 더 기쁜 것은 이 서비스들이 실제 시각장애인들에게 눈이 돼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설리번 플러스가 2022년에 수상했을 때 이미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쓰고 있었다"면서 "이번에 설리번 파인더는 출시한 지 한달 만에 MWC에 출품한 거라 수상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설리번 플러스는 200개국, 글로벌 30만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설리번 파인더'는 투아트가 자체 개발한 AI와 SKT의 음성 AI와 멀티모달 AI, 오픈AI의 챗GPT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적용해 개발했다. 회사는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보조공학기기센터가 진행하는 '보조공학기기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개발을 시작, 1년 만에 서비스를 완성시켰다.
설리번 파인더는 다양한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과 독립적인 활동을 돕기 위해 보행, 안전, 쇼핑, 음식점 등의 모드를 적용했다. 멀티모달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여러 유형 데이터를 학습시킬 수 있는데, 투아트는 물체 인식에 활용했다. 쇼핑 모드와 음식점 모드를 활용하면 시각장애인들이 물건이나 음식을 고르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선택권을 보장받고 결제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드에서 바로 보행 모드로 연결할 수도 있다.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황 변화를 실시간 탐지한다는 점이다. 촬영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카메라가 상황을 파악한다. 부가 정보가 필요할 경우 AI 챗봇에게 물어보기를 누르면 챗GPT와 연동돼 세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는 만큼 특정 물체만 인식하도록 AI를 학습시켜 꼭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며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 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SKT가 보유한 AI를 적극 활용했다. 조 대표는 "처음엔 MS(마이크로소프트)의 AI 기술을 썼는데 테스트해 보니 SKT 모델의 성능이 훨씬 좋았다"며 "음성, 얼굴인식과 이미지 묘사, 멀티모달 분야에서 수준이 매우 뛰어나다"고 했다.
다음 계획을 묻자 조 대표는 "설리번 플러스를 선보인 지 5년 반이 되는 올해 말, 설리번 시리즈의 기능을 추려 하드웨어에 담고자 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시리즈가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되지만 걸을 때 한 손에 지팡이, 다른 손에 스마트폰을 들어야 해 몸의 중심을 잡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전용 하드웨어에 담으면 설리번을 더 자유롭고 안전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매우 고가에 팔리는 시각장애인 보조기기와 달리 저렴하면서 높은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는 조 대표는 안경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SKT와의 협업에 대해 묻자 "수백만원 하는 AI API를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해줬고 기업 홍보나 네트워킹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설리번 파인더를 보조공학기기센터의 지원 하에 개발하는 과정에도 중간다리 역할을 해줬다. 마치 자사 일처럼 도와주고 있는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글·사진=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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