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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은 폰 사용 금지?…`기회의 시장` 인도의 두 얼굴

김나인 기자   silkni@
입력 2024-04-04 06:49

스마트폰 신흥시장 성장 걸림돌, '성별격차'


미혼여성은 폰 사용 금지?…`기회의 시장` 인도의 두 얼굴
인도 갤럭시 체험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전세계적으로 '필수재'로 인식될 정도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4억명이 넘는 인구 대국으로 스마트폰 신흥 시장으로 뜨고 있는 인도에서 여전히 여성들의 모바일 기술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3일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의 '모바일 성별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12개국에서 4억4000만명 여성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를 소유해도 온라인에 접속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국가 중 중국에 이어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의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량은 1억5200만대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선 가운데에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삼성전자, 애플이 '손안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컨설팅 전문업체 딜로이트는 오는 2026년까지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시장에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도 몰리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 전역에 걸쳐 성장하고 투자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인도에 대한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제프 딘 구글 수석도 인도를 방문해 AI(인공지능) 기술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500만명이 넘는 개발자가 있는 인도가 'AI 인재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경제가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 격차는 크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술의 혜택은 인도의 소외된 농촌 여성을 비켜간다. GSMA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여성의 58%만이 모바일 기술을 알고 있는데, 이는 에티오피아(4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나디아 제프리 GSMA 커넥티드 인사인트 매니저는 "성별 격차뿐 아니라 고령 인구와 장애가 있는 이용자들에게도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격차가 존재하지만, 농촌 여성의 경우 모바일 인터넷 사용률이 농촌 남성보다 45%나 낮아 디지털 연결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농촌에서 일어나는 성별 비대칭은 사회적 규범이 작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영국의학협회지(BMJ)에서 2021년 인도의 마디어 프라데시 농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규범이 모바일 접근뿐 아니라 농촌 여성의 온라인 활동을 결정하는 조건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이 지역 여성들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남성에게 크게 의존하고, 원하는 시간이나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일간지 타임스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인도에서 가장 넓은 주인 라자스탄에서는 젊은 미혼 여성의 휴대폰 사용이 금지돼 여성들 사이에서 휴대폰을 빌리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다.

GSMA의 연구에 따르면, 중·저소득국가에서 이 같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의 성별 격차를 해소하면 5년간 7000억달러(약 943조원)의 추가 GDP 성장을 가져올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성별 격차를 줄이면 모바일 업계에서 2300억달러(약 310조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GSMA는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과 인터넷은 의료, 교육, 금융 서비스, 소득 창출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 서비스, 기회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고 연결성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달성하는 데도 필수적"이라며 "디지털 포용성 둔화와 디지털 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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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2년 LMIC 및 지역별 성별 격차. GSMA 보고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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