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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봄나물, 춘곤증에 최고 보약

   
입력 2024-04-03 18:45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봄나물, 춘곤증에 최고 보약
반가운 봄비가 내리더니 앞산의 초록빛이 한층 짙어졌다. 봄비가 내리면 산야의 나물이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따스한 봄기운에 마치 스프링처럼 파란 싹이 밀고 올라오는 것이다. 영어에서의 봄을 뜻하는 스프링(spring)이란 단어와 한의학에서 봄을 말하는 '발진(發陳-묵은 것을 떨치고 솟아오름)의 계절'의 의미는 이런 자연현상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자연은 봄을 만나 이렇듯 생명의 싹을 피우지만 사람들은 쉬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리고, 입맛도 없고, 매사에 의욕을 잃어버리는 춘곤증에 시달리게 된다. 봄철 피로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춘곤증은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시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여러 원인이 있으나 계절 변화로 인한 생체리듬의 변화가 주원인이다.
그 이유는 갑작스런 대사의 항진으로 겨울보다 여러 영양소의 소모가 현저히 많아지기 때문이다. 비타민 소모는 3~10배까지 늘어난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다른 미네랄도 마찬가지이다. 이때 적합한 것이 봄철에 나는 나물이다. 사시사철 나물을 먹어야하지만 봄나물은 강한 생기를 지녀,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훌륭한 선물이다. 대다수의 봄나물은 약간의 쓴맛(苦味)를 가지고 있다.

한방에서는 쓴맛은 흩어진 기운을 견고히 하며, 열을 내리고 습(濕)한 기운을 맑게 한다고 한다. 봄이 되어 나른한 몸을 이 봄나물의 고미(苦味)가 긴장을 시켜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드는 것이다. 갑작스런 기온 상승으로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얼굴이 화끈거릴 때도 이 쓴맛이 몸의 과도한 열을 내린다. 그리고 쓴맛은 좋은 식욕촉진제이기도 하다.

[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봄나물, 춘곤증에 최고 보약
쓴맛 봄나물로 유명한 것이 고들빼기와 냉이다. 고들빼기는 씀바귀로도 부르는데, 최근 실험에서 항산화 작용과 항 스트레스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뛰어난 항균효과도 있어 체내의 염증을 삭히기도 한다. 그냥 먹기가 힘들면 소금물에 잠시 두면 쓴맛이 줄어 요리하기에 좋다.

또한 냉이가 들어간 구수한 된장국은 봄철 별미의 하나로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냉이는 처음에 싹이 돋아날 때는 향기가 진하지만 줄기가 나고 꽃이 피면 향기는 약해진다. 따라서 나물이나 무침으로 먹을 때는 어린 냉이를, 국에 넣을 때는 어느 정도 자란 냉이를 넣어도 된다.



또 하나, 쑥은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어 반찬으로 많이 쓰인다. 향기로운 통영의 도다리 쑥국은 봄철의 입맛을 회복시키는데 그만이다. 쑥떡이나 튀김의 재료로도 좋다. 목욕의 재료나 뜸을 뜰 때도 유용한 식물이다. 봄에 많이 채취해 두었다가 말려서 쓰거나 살짝 데친 것을 냉동실에 얼려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해도 좋다.


그밖에 유명한 것으로 달래를 들 수 있다. 달래는 양파와 마늘과 같은 속인 알리움(Allium)속 식물에 속한다. 다 같이 심혈관 계통에 좋은 약리효과를 가져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심장병에 좋은 효과가 있다. 특유의 방향이 입맛을 돋우는데도 그만이다.

길가에 흔히 보이는 풀이지만 질경이도 나물로서 잘 어울린다. 특히 민들레는 영양평가 결과 탁월한 가치가 있음이 증명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나리, 두릅, 부추, 돈나물, 취나물, 비름나물, 고사리 등 많은 나물이 뛰어난 영양가와 약리효과를 가지고 있다. 봄철 피로에 한약을 복용하여 건강을 지켜왔던 것도 한약의 주된 재료가 자연의 초목에 근간을 두고 질병치료와 건강을 지켜왔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국적 불명의 이름도 생소한 외래종 야채가 우리네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중에 우수한 영양가와 약리 효과를 지닌 것들이 많겠지만, 우리 몸에는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먹어오던 나물과 야채가 맞다. 이를 먹는 것이 우리 몸의 유전자에 가장 적합하다. 건강한 삶은 멀리 있지 않다. 고량진미(膏粱珍味)를 멀리하고 제철에 나는 신선한 나물을 먹는 소박한 식사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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