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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AI 레이스` 참전했지만… 정부는 세액공제 `찔끔`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24-04-04 17:06

삼성 '마하-2'·SK 'X330' 등
제품 상용화 기술 확보에 사활
美·日은 조단위 보조금 주는데
우리정부 보조금 '사실상 제로'


삼성, SK 등 국내 기업들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추론칩 '마하-2' 개발에 나섰으며, SK도 반도체 기업 사피온을 중심으로 제품 상용화에 한창이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 부활에 사활을 걸고 조 단위의 천문학적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일본, 인도 등과는 달리 세액공제외에는 정부의 직접적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글로벌 반도체 전쟁 국면"이라며 "반도체가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때 정부가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D램 이어 AI 반도체 시장 잡아라"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AI 추론칩 '마하-1'에 이어 다음 세대 제품인 '마하-2'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네이버와 함께 개발한 AGI(범용인공지능) 추론 칩 '마하-1'은 저전력 메모리로도 LLM(초거대언어모델) 추론 등 AI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마하1은 데이터 병목(지연) 현상을 8분의 1로 줄이고 전력 효율을 8배 높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개발과 양산을 확정한 뒤 내년 초에 AI 가속기로 출시한다. 연말 네이버에 추론용 서버용으로 '마하-1'을 공급할 예정이며,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영업에 들어갔다. 가격은 엔비디아 제품의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1'에 이어 '마하-2'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경 사장은 지난달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추론 전용인 마하1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고객들은 1테라(T) 파라미터 이상의 큰 애플리케이션에 마하를 쓰고 싶어 한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하-2'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생긴 것으로 준비를 해야겠다"고 밝혔다.

SK도 사피온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과 상용화에 한창이다. 사피온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그룹의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공동 투자한 AI 반도체 기업이다. 사피온은 차세대 AI 반도체 'X330'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올 상반기부터 주요 고객들을 대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X330은 성능 향상과 전력 효율성을 중심으로 설계한 데이터 센터용 AI 반도체로 기존 'X220'보다 4배 이상의 연산 성능과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여러 개의 NPU 코어를 통해 단일 응용 프로그램의 처리 속도를 향상시킨 것은 물론 다양한 유형의 AI 서비스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처리장치)는 인공신경망를 이용한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다.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효율은 높지만 전력 소모는 낮다.

사피온은 고성능 엣지 AI 시장을 위한 제품의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지능형 폐쇄회로(CCTV)를 이용한 교통관제나 차량용 반도체 등의 고성능 온디바이스 AI를 개발하는 등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 중이다.

삼성전자와 SK 외에 국내 스타트업 퓨리오사, 리벨리온 등도 AI 반도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적극 지원 나섰지만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미흡
정부도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월 통과된 'K칩스법'에 근거해 투자금액의 최대 15%를 세액공제해주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AI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AI 반도체 협력포럼' 출범식을 열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 환경에서 제조업 기반의 반도체 수요 기업과 기술력 있는 반도체 공급 기업이 협력할 기회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를 의미하는데 2047년까지 이곳에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생산팹 13개·연구팹 3개 등 총 16개의 신규팹을 신설하고 일자리를 비롯한 각종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은 경쟁국과 비교하면 미흡하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2022년 자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527억달러(약 75조원)을 투입하는 반도체법(Chips Act)을 제정한 데 이어 최근 인텔에 보조금 85억달러와 11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최첨단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하는 자국 기업 라피더스에 총 8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한다. 유럽과 인도는 각각 62조원, 13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속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지난 2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투자 보조금을 신설해달라"고 공식 건의하기도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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