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기조·나라빚·편성요건 '문턱'…정부 선별복지 기조와 '엇박자'
수출 증가로 실물경기 회복? 체감경기는 여전히 '꽁꽁' 감안 주장도
23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로서는 모든 국민에게 균등하게 지급하는 현금지원금 방식의 복지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이 뚜렷하다. '선별복지' 정책 기조를 지향하기 때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방문했던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러 차례 '약자 지원'이 먼저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재정 여력도 빠듯해 추경 편성을 위해선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극복 등을 위해 2020년 4차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씩 추경을 편성했다. 국가채무가 지난해 112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도 잦은 추경 편성과 무관치 않다는 게 현 정부 시각이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법에 명시된 추경 요건에 부합하는지도 봐야하는데, 야당에서는 '경제 위기'를 이유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가재정법 8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거나 △경기 침체·대량 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 협력 등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기재부 당국자는 "추경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에서 방향이 잡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추가 국채 발행으로 유동성이 늘고 소비 수요를 자극한다면 인플레이션을 더 자극할 가능성도 있지만, 월급 빼고 다오른 물가로 인해 경기 불황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부분도 감안해야한다. 장바구니 물가는 두달 연속 3%대을 상회하고 있고 청년·대기업 일자리와 내수 경기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실제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낸 '2024 경제전망 시리즈'에서는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내수 부진을 예상해 민간소비 및 정부소비, 피용자보수 증가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중 민간소비 증가율은 실질소득 여건의 악화와 고금리 상황 지속으로 누적된 가계의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 기존 2.2%에서 1.7%로 내렸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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