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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 R&D 활성화, 이제 국회가 나서야

   
입력 2024-05-01 18:20

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기고] 기업 R&D 활성화, 이제 국회가 나서야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지정학적 위기 장기화 등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불확실한 시장 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소리 없는 기술우위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한 우수인력 유치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가별 탄소중립 달성 목표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이 등장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은 전 산업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면서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위기와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이를 홀로 이겨내기엔 한계가 있다. 우리 기업들이 첨단기술의 초격차 확보와 혁신제품 개발에 도전적으로 매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5월 말 출범 예정인 22대 국회에 바라는 산업계의 의견을 담은 '10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우리 기업들이 한 목소리를 내어 현장과 정책 사이의 괴리를 좁히고, 우리 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반 조건들을 제시한 것이다.

인력, 투자, 대외환경 변화 등 여러 방면에서 고민이 이어진 가운데, 우리 기업이 최우선적 해결 과제로 꼽은 것은 전 산업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연구인력 부족의 해소이다. 현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바이오, 전자 등 국내 12대 주력 산업 분야에 부족한 기술 인력이 3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는 주요 국가들은 정부 주도하에 공격적인 인력 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별로 파편화되어 있는 인력지원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성하고, 인력 확보 및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의 검토가 요구된다.

기업 R&D 투자의 효과적인 유인책인 R&D 세제 지원 또한 주요국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미국이 칩스(CHIPS)법을 통해 반도체 분야에 최대 25%에 달하는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세계 기술 강국들은 높은 수준의 R&D 세제 혜택을 제공하여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전략기술 등 특정 첨단기술 분야의 세액공제율을 높이며 R&D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대상 기술 범위가 제한적이고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액공제율이 적용되고 있다. 기업 규모와 기술 분야에 관계없이 세액공제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상향해야 할 것이다. 또한 R&D 투자를 확대한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혼합형 세액공제 등 과감하고 파격적인 조세 지원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 글로벌 공급망에 포함되어 있는 국내 기업들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새로운 형태의 탈탄소 규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산기협 조사에 따르면 탄소중립 대응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은 16.8%에 불과했다. 탄소중립 인증체계 마련 등 관련 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법안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제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며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AI는 다수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으나 입법화로 이어지진 못한 상황이다. 제조업 비중이 OECD 평균의 2배 수준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제조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AI 산업 발전을 위한 관련 법 및 제도 확립 등의 체계적 환경조성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도 글로벌 다중복합적 이슈에 대응할 산학연관 거버넌스 구축, 산업규제 및 애로 해결을 위한 국회 내 기업규제혁신지원기구 설치 등 기술혁신 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법안 제정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과거 경제위기 때마다 정부와 산업계가 원팀이 되어 이를 극복해 왔듯이,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술 경쟁 시장에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산업계의 고민과 애로를 담아 도출된 해당 과제들이 입법화로 연결되어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우리 기업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새로 출범하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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