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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도시, 기후변화 시대 피난처 될까 [또 하나의 지구, 바다]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4-05-03 07:19
바다는 인류가 우주나 뇌만큼이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생명과 에너지, 지구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를 제대로 알고 지키는 것이 인류의 미래에 중대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지구', 바다의 여러 모습을 알아보는 글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협력해 월 1회 싣습니다. [편집자]



해상도시, 기후변화 시대 피난처 될까 [또 하나의 지구, 바다]
전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 변화 추이

인류는 큰 강 하류를 중심으로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둑을 쌓아 좋은 땅을 보전하고, 문명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과학기술이 발전한 오늘날도 해양과 접한 공간을 중심으로 생계를 위한 산업공간를 넘어선 거주지, 해양레저 등 도시생활과 밀접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해양도시는 단순 거주공간을 넘어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해양관광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아름다운 야경의 해양도시 홍콩, 인공섬 도시 두바이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이자 해변도시인 부산 등은 오늘날 대표적인 해양도시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세계 대도시의 상당수가 바다를 끼고 있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세계 인구의 약 30%인 24억 명이 해안 100㎞ 이내에 거주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이상기후로 태풍, 침수 등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이 잦아지고 있고, 해수면 상승 위험도 경고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호주 국가 과학 기관인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조위계자료,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위성자료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21㎝ 정도 상승하였고, 특히 최근 2006~2018년은 2배 이상 빠른 연간 3.7㎜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해안에 거주하는 수백만 명이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 떠나야만 하는 현실이 머지않았음을 시사한다. 사실 지금 이미 수몰 위기에 놓여 이주를 준비하는 나라들이 있다.

해상도시, 기후변화 시대 피난처 될까 [또 하나의 지구, 바다]
해상스마트시티(Floating Smart City) 구상안. <자료:KIOST>

기후변화에 대응 및 지속가능한 해양도시 모델로 '해상도시(Floating City)'가 있다. 해상도시는 바다 위에 뜰 수 있어 일단 해상에 세워지고 나면 해수면 상승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해양환경이나 생태계에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도시와 인간 정주 분야를 관장하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 해비타트(HABITAT)는 2019년 해상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2021년 11월 시범모델 건설지로 부산을 낙점한 바 있다. KIOST는 '해상도시(Floating City) 추진전략 수립 연구(2022년 12월~2024년 6월)'를 통해 세계 최초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부산시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더 나아가 KIOST는 유엔 해비타트의 시범모델 건설에 그치지 않고, 건설 신기술과 정보통신 혁신기술이 결합된 '해상스마트시티(Floating Smart City)' 모델 개발을 위한 중장기적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해상도시는 스마트 기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바다 위 설치된 인공섬과 같은 해상구조물에 각종 인프라와 스마트 운용시스템, 재난방지시스템 등이 구축되고 차세대 첨단기술이 융합되어 생활 편의성과 안전성, 효율성을 지원하는 '해상스마트시티' 개념이 전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단위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해상도시는 자체적으로도 독립적인 기능을 갖추겠지만, 단위 모듈 간 정보의 연계·통합과 서비스와의 융합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육지의 기존 도시 내 각종 인프라나 사물과도 네트워크로 연결되어야 할 것이며, 해상도시의 성공적 정착과 확장은 공중, 해상, 해중을 막론하는 스마트 기술 기반 모빌리티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과학기술 강국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해상도시 구축 추진에 도전장을 내민 지금, 인류가 당면한 기후변화 대응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차세대 융합산업을 선도할 한국형 해상도시 모델, '해상스마트시티(Floating Smart City)'가 앞당겨 구현되길 기대해 본다.



이주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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