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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 손실 불가피… 제2금융권 `PF 직격탄`

김경렬 기자   iam10@
입력 2024-05-13 19:13

2금융권 수조원 추가 손실 가능성


금융당국이 13일 내놓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기준 개선방안'이 금융사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이 업계 미치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면, 금융권 실무자들 사이에선 수조원대 추가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추가 충당금 적립과 경·공매가 진행되면서 제2금융권에서 수조원대 손실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브릿지론·토지담보대출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등 중소금융업권이 주목받는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발표한 저축은행·캐피탈·증권 등 3개 업종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르면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예상 손실은 시나리오별로 8조원~13조8000억원. 업권별 최대 손실액은 저축은행 4조8000억원, 캐피탈 5조원, 증권사 4조원 등이다.

작년 말 이들 업종의 충당금은 약 5조원인데, 추가적으로 3조1000억원~8조8000억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과 캐피탈은 작년 이익이 각각 3조원 이상으로, 올해 이익에서 충당금을 일정 부분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작년에 5000억원 손실을 내 증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PF 부실과 이에 따른 제2금융권 리스크 확대는 작년과 올해 국내 경제·금융의 최대 '뇌관'으로 꼽는다. 작년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본PF·브릿지론) 대출잔액은 135조6000억원. 2022년 말 대비 5조3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19%에서 2.70%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부동산 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 부담이 다소 늘어나더라도 금융회사가 이미 적립한 충당금과 순차적인 충당금 적립 수준을 감안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의 경우 추가 충당금이 발생해도 자본비율은 1%포인트(p)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상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현재 금융권 충당금 적립 총액이 100조원가량 된다"면서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으로 늘어나는 충당금 적립 규모는 이에 비해서는 매우 미미하다"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탐욕이 공포로 바뀌면 투매가 일어난다"면서 "레고랜드 사태 직후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면 투매로 인한 파괴적인 구조조정이 일어났을 수 있었을 텐데 구조조정이 지연됐다는 평가가 있을지언정 연착륙을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 역시 금융당국의 시각과 충돌된다.

신용평가 업계는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실제 지표와 금융당국의 집계에 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옥석가리기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눈덩이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 처한 업장만 경·공매 하면 유찰이 계속되고, 이런 상황은 급속한 시장 불안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이 건설업계에 큰 어려움으로 전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상사업장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보다 원활히 공급받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은 재구조화·정리되기 때문이다. 묶인 자금이 정상·신규사업장에 투입된다면 건설사들도 늘어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권대영 처장은 "시장 원칙에 따라 싼값에 경공매를 실시하면 매입한 토지의 가격이 떨어진다"면서 "이를 갖고 새로운 PF 사업장을 일으키면 총 사업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수조원 손실 불가피… 제2금융권 `PF 직격탄`
브리핑하는 권대영 사무처장. [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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