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열기 검색열기

모친 내친 한미약품 형제… 2644억 상속세 마련방안은 `아직`

강민성 기자   kms@
입력 2024-05-15 15:44

오너일가 지분 매각 방안 검토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형제가 '가족간 화합'을 이유로 모자 공동대표를 선언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어머니를 해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경영권 분쟁으로 모자간의 갈등에 이어 이번 이사회에선 형제간의 갈등까지 불거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그룹 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송영숙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장남 임종윤 이사는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워지면 외부 투자유치 등에 문제가 생길 것을 걱정해 송 회장 해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2026년까지 3월 말까지 회장직과 사내이사는 유지한다. 한미약품그룹의 조직개편을 놓고 공동대표 간 이견이 송 회장의 해임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달 말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 한미약품 그룹 부회장을 한미약품 R&D센터 글로벌 사업본부로 인사 발령하는 등의 사내 공지를 했지만, 열흘 만에 철회했다. 당시 송 회장은 인사 발령은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사전 결재 및 사후 승인을 받지 못해 무효라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절차상의 문제'라고 설명했지만, 두 대표가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한쪽이 인사 발령을 해 갈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송 회장의 해임으로 앞으로 임종윤·종훈 형제의 주도로 조직개편과 투자유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과제는 경영권 분쟁의 발단이 된 상속세 재원 마련이다. 앞서 한미약품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이 2020년 8월 별세하면서 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임 회장 지분 2308만여 주(당시 지분율 34.29%)가 부인 송영숙 회장과 임종윤·주현·종훈 등 세 자녀에게 상속됐고, 이들은 약 54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한다. 송 회장과 자녀들은 5년간 분할해서 납부하기로 했고 지난 3년간 이를 납부했으나, 아직 납부 세액이 절반가량 남아있다. 이 중 700억원 규모의 3차 납부 기한이 올 3월이었지만, 이들은 가산금을 부담하고 납부를 연기한 상태다.


현재 약 2644억원의 상속세가 남아있지만, 오너 일가는 이미 대다수의 주식이 담보로 잡혀 있어 추가 대출이 여의치 않다.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는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시도했으나 형제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형제 측은 상속세 재원을 마련을 위해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대표 지분과 오너 일가의 지분을 글로벌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상당 부분을 넘기는 대신 몇 년 후 콜옵션(추후 지분을 되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지분을 재매입하는 방식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 사모펀드는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한다. 형제 측은 아직 상속세 문제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4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마친 임종훈 대표는 "회사에 시급한 문제가 많다"며 "그룹 발전을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장남 임종윤 이사는 내달 18일 임시 주총을 통해 한미약품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한미약품을 국내 사업, 해외 사업, 제조, 마케팅, 개발 등 5개 사업부와 연구센터로 재편하는 이른바 '5+1' 체제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모친 내친 한미약품 형제… 2644억 상속세 마련방안은 `아직`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앞두고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