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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환경 구현해 바이오·의료 신소재 합성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4-05-16 11:54

표준연, 과포화 환경서 물질 결정화 과정 관측
정전기 공중부양장치 활용..바이오·의료 신물질 개발


바닷물을 증발시키면 소금이 결정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국내 연구진이 과포화 상태의 수용액에서 물질의 결정화 과정을 포착했다. 우주 등 극한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나 바이오·의료 분야의 신물질을 개발하는 연구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조용찬 박사 연구팀이 초과 포화 환경에서 물질의 결정화 과정을 분자 단위까지 관측하고, 분자 구조의 대칭성 변화가 새로운 물질상을 형성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1890년대 독일의 화학자 빌헬름 오스트발트는 과포화 상태의 수용액에서 물질이 결정화될 때 안정된 물질상이 아닌 준안정 상태의 새로운 물질상이 생기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이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가설이 제시됐는데, 수용액 내 용질의 분자 구조 변화가 주요 원인이라는 가설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어떤 물질의 결정화 과정을 정확히 관찰하면 입자 배열을 조정해 원하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로는 포화 농도의 200% 수준만 구현 가능해 분자 단위까지 정밀 관측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수용액을 공중에 띄운 후 400% 이상의 초과포화 상태를 구현한 뒤, 용질의 분자 구조 대칭성이 변하면서 물질의 결정화 경로가 바뀌고 새로운 물질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는 정전기력으로 물질을 공중에 부양시킨 후 물성을 측정하는 것, 물질을 공중에 띄워 접촉을 최소화해 시료의 오염과 반응을 피해 물성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통해 4000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을 구현하고, 내열 소재인 텅스텐, 레늄, 오스뮴, 탄탈럼 등의 열물성을 정밀 측정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기반을 초고온·초과포화·초고압의 극한 환경에서 소재 물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극한소재 통합 측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용찬 표준연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물질상이 생기는 핵심 요인을 규명해 우리가 원하는 물질상을 형성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우주 발사체, 항공기 엔진, 핵융합로에 사용되는 초고온 내열 소재의 정확한 열물성 값을 제공해 설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4월호)'에 실렸고, '에디터 하이라이트'에 선정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우주환경 구현해 바이오·의료 신소재 합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수용액을 공중에 띄워 초과 포화환경에서 용질의 분자 구조 대칭성이 변해 새로운 물질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관측했다. 사진은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수용액을 공중에 띄운 모습.

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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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포화 환경에서 분자 구조 대칭성 변화에 따른 결정화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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