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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사진 속 이슈人]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 유혈 소요, 비상사태 전격 선포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24-05-16 18:52
[외신사진 속 이슈人]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 유혈 소요, 비상사태 전격 선포
누벨칼레도니 누메아에서 시위대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쳐 차량 통행을 막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에서 4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치는 대규모 소요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최소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오후 내각 회의에서 최소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누벨칼레도니 시간으로 16일 새벽 5시 발효됐습니다. 이 기간에는 집회와 이동이 제한되고 가택 연금, 수색에 대한 당국 권한이 확대됩니다.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내무부에 설치된 위기대책본부를 이끌고 이행을 점검합니다.
내무부에 따르면 프랑스가 본토 밖 프랑스령에 대한 비상사태를 마지막으로 선포했던 것은 1985년 누벨칼레도니에 대해 조처했을 때였습니다. 프리스카 테브노 정부 대변인은 경찰과 헌병 등 약 1800명을 동원했고, 500명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라면서 "질서와 안정, 평화가 우선순위"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사태가 격화하자 이날 노르망디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긴급 안보 회의를 주재해 비상사태 선포 안건의 내각회의 상정을 요청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혈사태가 확산될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정치적 대화를 촉구했다고 엘리제궁은 전했습니다.

이날 프랑스 헌병 1명이 숨져 이번 사태의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습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누벨칼레도니에서 총에 맞아 중상을 입었던 기동 헌병이 사망했다. 그 무엇도 절대로 폭력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공공질서는 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누벨칼레도니에서는 13일 밤부터 헌법 선거 조항 개정과 관련해 유혈 소요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날까지 원주민 카나크족 3명이 숨졌습니다. 다르마냉 장관은 이날 오전 경찰과 헌병대 100명을 포함해 수백명이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소요 사태로 상점 약탈과 학교를 포함한 공공건물에 대한 방화와 훼손이 잇따랐습니다. 수도 누메아와 파이타에서는 민간 방위 그룹과 시위자 간 총격 보고가 여러 건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습니다.
프랑스는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점령하고 죄수 유배지로 사용했습니다.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누벨칼레도니에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습니다. 누메아 협정에 따라 프랑스는 헌법에서 누벨칼레도니 지방의회 선출 선거인단을 1999년에 정한 유권자 명부로 한정했습니다. 누메아 협정 이후 프랑스 본토나 다른 곳에서 이주한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었죠.

하지만 프랑스는 누메아 협정으로 인해 누벨칼레도니 내 성인 20%가 투표에서 배제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헌법을 개정,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는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습니다. 누벨칼레도니 전체 인구 28만명 중 약 40%를 차지하는 원주민 카나크족은 이 정책이 원주민 입지를 좁히고 친프랑스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책이라고 반대합니다.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 국내에 알려진 누벨칼레도니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일본의 여류 작가 모리무라 가쓰라가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아름다운 섬나라입니다.

면적은 약 1만8576㎢으로 경상북도보다 약간 작습니다.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1774년 유럽인 최초로 이 섬을 발견하고는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라고 불렸습니다. 칼레도니아는 로마제국 시대에 스코틀랜드를 로마인들이 부르던 명칭입니다. 즉, 새로운 스코틀랜드라는 뜻입니다. 이후 프랑스 식민지가 되면서 현재의 프랑스어식 이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곳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니켈 생산량이 세계 3위입니다. 그러나 이 분야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5명 중 1명꼴로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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