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희 아이티센그룹 부회장 겸 클로잇 대표
지속가능한 회사의 구조를 만들어야
투자 하고 직원 연봉 올려줄 수 있어
기술·사람으로 경쟁력 키우는 게 답
"영업이익률 10% 만드는 것이 목표"
![[오늘의 DT인] "강한 솔루션은 어디서든 통해… 파리·도쿄·인니에 韓 IT 심겠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405/2024052002102131650001[1].jpg?var=1443 "[오늘의 DT인] \"강한 솔루션은 어디서든 통해… 파리·도쿄·인니에 韓 IT 심겠다\"")
지난 14일 서울 공덕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세희(59·사진) 아이티센그룹 부회장 겸 클로잇 대표는 "아이티센그룹을 단단한 반열에 올려놓는 게 목표"라며 "숫자로 얘기하면 영업이익률 10%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삼성SDS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 부회장은 올해로 35년째 IT서비스 산업에 몸담고 있다. 삼성SDS에서 24년 여간 일하던 그는 2014년초 중견기업인 아이티센그룹으로 적을 옮겼다. 아이티센과 쌍용정보통신에서 사업을 이끌다 작년 11월부터 클로잇 대표이자 아이티센그룹 부회장(대표집행임원)을 맡고 있다. 아이티센그룹의 사업조직에서 유일한 부회장이다.
35년간 IT산업은 전산화, 전자정부, 정보화 시대를 거쳐 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인공지능(AI)에 이르기까지 천지개벽을 이어가고 있다. 중견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부터 통신사, 플랫폼 기업, IT서비스 대기업과 경계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다 공공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논의가 이뤄지면서 위기의식은 더 크다.
아이티센그룹이 LG히다찌를 인수한 후 사명을 바꾼 클로잇은 지난 1년 6개월 가량 산업 변화에 맞춰 내부 정비를 이어왔다. 전통 시스템개발(SI) 대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특화 솔루션,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확장보다는 수익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방향이다. 조직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적자를 이어온 사업은 정리했다. 그러면서 다른 관계사에 있던 스포츠 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 등을 가져와 사업 포트폴리오를 키웠다. LG히다찌란 이름으로 30년 이상 다른 길을 걸어온 조직의 문화와 색깔을 바꾸고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그러면서 클로잇만 가진 킬러 솔루션을 갈고닦고 있다.
기대하는 시장은 일본과 스포츠다. 일본에는 지난해 아이티센재팬을 설립하고 40명 가량의 인력을 두고 있다. 히다찌와의 협력뿐 아니라 아이티센그룹이 가진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일본 시장에 심는 역할을 한다.
이 부회장은 "일본 진출은 상당한 도전이고 모험이다. 일본 히다찌가 하는 프로젝트에 인력을 투입하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용역이 아니라 솔루션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4개 솔루션을 소개했는데 현지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국내 전문기업과 손잡고 정유·화학공장의 파이프라인에서 발생하는 누수를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전시했는데 엄청난 인기였습니다. 일본에는 40~50년 된 제조기업들이 노후화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사람이 일일이 관에 문제가 없는지 봐야 했어요. 이 솔루션은 관에 감아놓은 테이프에서 센싱 데이터를 보내오면 자동으로 모니터링되니 획기적인 변화가 가능하죠."
현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일본인 직원도 채용했다. 자체 개발한 SaaS형 스포츠대회 관리시스템 '스포츠GMS'도 소개했다. 관계사인 쌍용정보통신이 쌓은 수십년 노하우와 기술력에 클라우드의 민첩성을 더한 솔루션이다. 쌍용정보통신에 있던 스포츠 솔루션 조직이 클로잇으로 옮겨왔다. 이 부회장은 스포츠 솔루션을 가지고 글로벌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다음달 정식 출시하는 스포츠GMS가 핵심이다.
그는 "스포츠GMS는 오는 9월 열리는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 적용될 예정"이라며 "알리바바, 인도네시아체육회와 3자가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솔루션을 알리바바의 인도네시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탑재해서 서비스할 방침이다. 클로잇과 아이티센그룹에서 만든 첫 SaaS이자, 글로벌에서 강한 한국 스포츠SI가 클라우드에 맞게 탈바꿈해 처음으로 글로벌에 적용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부회장은 "사업 자체는 크지 않지만 앞으로의 확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4년간 열리는 행사가 1500개 정도 된다.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솔루션을 공급하면 매출뿐 아니라 아이티센그룹과 클로잇을 알리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3억명에 육박하는 인도네시아에서 다른 기회도 엮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여름 열리는 파리올림픽에도 솔루션을 공급한다. 한국 선수단이 쓰는 IT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동호회나 각종 소규모 스포츠 행사에 쓸 수 있는 가벼운 솔루션도 개발해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우리 자체 기술로 세계 속에 들어가 성공사례를 만들어가려 한다"면서 "시장은 무한경쟁이고 업종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공공시장을 두고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자체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했다.
최근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대기업 공공시장 참여 허용 움직임에 위기감을 갖고 있다. "IT는 사람으로 사업을 하는 곳인데, 제도가 바뀌면 전투원이 없는 대기업들이 먼저 인력을 빼갈 겁니다. 사람을 빼앗기면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거죠."
경쟁력을 키우는 답은 기술과 사람이다. 자체 솔루션을 늘리고 클라우드관리서비스(MSP), 클라우드 네이티브 솔루션도 주력 분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세계적 열풍이 부는 AI 관련 투자와 사업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전 직원을 AI 전문가로 키우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전문 기술기업과의 협업에도 나선다.
"클로잇은 올해 터닝포인트를 거쳐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잖아요. 사업의 내용과 기업의 문화, 대우가 좋은 기업.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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