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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단식 열흘째 인증"…`극단적 다이어트` 10대 여성 청소년들

박양수 기자   yspark@
입력 2024-06-10 08:18

SNS에 관련 글·영상 잇따라
전문가들 "청소년기 악영향 우려"


"물단식 열흘째 인증"…`극단적 다이어트` 10대 여성 청소년들
다이어트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이른바 '물단식'과 같은 극단적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10대 여성 청소년이 늘고 있다. 물단식은 단식하는 동안 물과 소금만 섭취하며,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단식 방식이다.


경기 의정부시의 권모(18)양은 5일째 물과 소금만 섭취하고 있다. 키 163㎝의 권양은 40㎏을 목표로 1년째 다이어트 중이다.
권양은 "언제 끝낼지 모르겠지만 12일 동안 했던 게 최고 기록이라서 깨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1년 전만 해도 61㎏까지 쪘었는데, 그때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양의 사례처럼 키(㎝)에서 몸무게(㎏)를 뺀 '키빼몸' 120 이상을 목표로 물단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식하는 동안 영양분 보충을 위해 일반 물 대신 미네랄워터를 마시거나 영양제를 함께 먹기도 한다.

유명 연예인들이 물단식을 통해 짧은 기간에 체중을 감량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공유되면서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식욕을 참는 비결을 공유하며, 몸무게를 경쟁적으로 인증하는 글이나 영상들이 잇따른다. 10일 기준 인스타그램에는 '물단식'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이 1000개 넘게 올라와 있다.

엑스(X·옛 트위터)에도 "물단식을 하는데 배고픔보다 어지러움을 참기 힘들다", "병원에서 림프샘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물단식을 멈출 수 없다"는 등의 글이 공유됐다. 짧게는 사흘, 길게는 열흘 넘게까지 물단식을 인증하는 글들이 보인다.

한 10대 여성은 "한 달 동안 물단식을 통해 운동 없이 66㎏에서 49㎏으로 감량했다"며 관련 노하우를 공유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여성은 "'친구들과 밥을 먹고 들어간다'고 가족들을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음식을 피할 수 있었다"며 "몸무게를 갖고 놀리던 남동생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이제는 내가 사람으로 보인다"고 썼다.

그러나 이 같은 청소년기의 극단적 다이어트가 무월경증과 골다공증, 섭식장애 등의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육체·정신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섭식장애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대 이하 여성 거식증 환자는 2018년 275명에서 2022년 1874명으로 4년 만에 약 7배가량 늘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건강이 아니라 외모를 이유로 하는 청소년의 다이어트는 권장하지 않는다"며 "대표적 다이어트법인 '간헐적 단식'도 16시간 이상은 삼가야 하는데, 청소년들이 이를 넘겨 굶을 경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우리 몸은 단백질과 지방 등 여러 영양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네랄 워터와 영양제만으로 영양 결핍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가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는 배경이란 지적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마른 신체가 SNS 등을 통해 이상적 목표가 되다 보니 극단적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라며 "낮은 자존감을 지닌 청소년들이 마른 신체를 통해 성취감을 충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물단식 열흘째 인증"…`극단적 다이어트` 10대 여성 청소년들
물단식 노하우를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글.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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