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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안잡히는 내집… 청약통장 필요없네

이윤희 기자   stels@
입력 2024-06-11 16:00

고분양가에 가입자 이탈 가속화
"당분간 청약수요 안살아날수도"


손에 안잡히는 내집… 청약통장 필요없네
연합뉴스

한 때 내 집 마련을 위한 전국민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이 정부의 파격적인 유인책에도 제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정부가 청약 혜택을 대폭 확대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한동안 늘었지만 이내 감소세로 돌아섰다. 분양가상한제가 사라지면서 '로또 청약'도 옛말이 됐고, 분양가 상승으로 인해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늘어나면서 가입자 이탈은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56만3570명으로 전월(2556만8620명) 대비 5050명이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2022년 초까지만 해도 부동산 호경기에 힘입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내리 19개월 동안 감소했다. 올해 1월 가입자는 2556만1356명으로,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이 147만개가 넘는다.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계속해서 줄어들자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청약저축 납입금 등으로 조성된 주택기금을 통해 임대주택사업과 정책자금 주택담보대출 등의 주거 복지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청년 혜택 폭을 넓힌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제도를 시행했다. 기존의 '청년우대형청약통장' 대비 연 소득 기준을 높였고 납부 한도도 두 배 가까이로 확대됐다. 이자율도 최대 4.3%에서 4.5%로 올려줬다. 여기에 지난 3월말부터는 신생아 특별·우선공급도 신설했다. 부부 중복 청약을 허용하고, 다자녀 특별공급기준도 완화하도록 했다.

덕분에 지난 2월 이후 통장 가입자가 증가세를 보였지만, 3개월도 안돼 다시 줄어들었다. 젊은 층의 청약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청약통장 해지 분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단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 자체의 매력이 떨어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4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분양가격이 1㎡당 568만3000원(3.3㎡당 1875만3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33% 상승했다. 서울의 1㎡당 평균 분양가격은 1177만원으로, 3.3㎡ 기준으로 3884만1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5%나 올랐다.

수도권에서 '국민평형'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새 아파트라고 해도 인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나올 수 없게 되자 청약에 대한 기대감도 꺾였다. 서울의 경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규제지역이 모두 해제되고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시장 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주는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을 찾기 어려워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청약 수요 전반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제도 개편은 신혼 부부와 출산 가구 등에 국한된 것으로 단기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시장 상황에 비례하는 청약 가입자 수의 특성상, 주택 시장 반등 전까지는 청약 열기가 살아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의 경우 미분양으로 인해 청약통장이 없이도 신축 아파트 계약이 가능하고 서울의 경우 지나친 청약 경쟁률과 높은 분양가로 인해 청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청약 통장 감소에는 지역별로 이원화된 원인이 있다"면서도 "서울의 경우 이미 26년차 노후 아파트가 38%로, 새 아파트 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라 청약 자체가 갑자기 크게 줄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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