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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기술철학의 선도자 육후이의 사상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24-07-09 18:26

육후이
박준영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논설실의 서가] 기술철학의 선도자 육후이의 사상

어째서 기술은 오늘날 철학의 첨예한 화두가 되었는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첨단기술이 일상 곳곳에 침투하고 편재하면서 '인간'과의 분리가 불가능해졌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요인을 넘어 세계 그 자체를 '생성'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술을 부차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 인간 중심의 형이상학은 이제 현 상황을 설명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인간과 기술의 뒤얽힘, 그로부터 창발하는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육후이(Yuk Hui)의 철학은 이런 문제에 해법을 제시한다. 가장 각광받는 기술철학자인 그는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후 영국으로 건너가 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 베르나르 스티글레르의 지도로 서양철학 전반과 기술철학을 연구했다. 그리고 그것을 중국철학과 연계시키는 독특한 작업을 펼쳤다. 현재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외에도 각종 콘퍼런스와 기술철학 간행물 시리즈를 기획하고 이끌고 있다. 그는 자신의 나이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책은 기술철학을 선도하는 육후이의 사상인 '코스모테크닉스'(cosmotechnics)를 요약한다. 우주론적 관점에서 기술을 인간과 환경 사이의 관계로 이해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중의학(中醫學)이 그것이다. 책은 인간과 기술의 이분법을 뛰어넘게 해 주는 '기관론'부터 시작해 디지털 객체의 특성인 '간객체성', 오늘날 기술의 핵심 특성인 '재귀성'과 '우발성', 동양 기술 사상의 토대인 '도(道)'와 '기(器)' 개념을 설명한다.
독자들은 장밋빛 기술낙관론, AI 디스토피아론을 모두 넘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기술 생태계의 실재를 생생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술 발전을 위한 방향을 찾아내 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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