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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감사까지… 내부통제 고삐 죄는 은행

김경렬 기자   iam10@
입력 2024-07-11 16:50

책무구조도 앞두고 리셋수준 개편
우리銀 미스터리 쇼퍼 도입 초강수
BNK, 지휘고하 불문 무관용 원칙


암행감사까지… 내부통제 고삐 죄는 은행
[연합뉴스]

은행판 '중대재해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금융권이 내부통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우리은행의 75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지난해 경남은행에서 3000억원대, 올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각각 100억대 횡령 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계속되는 임직원의 일탈에 모럴헤저드(도적적 해이)를 비난하는 여론은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윗선에 내부통제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체적인 고민과 해결책을 통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쏟고 있다.


11일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금융사 임원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관련 제재 운영지침(안)'을 공개했다. 수백억원 대 횡령사고가 계속됐지만 임원 신분제재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자, 제재 지침을 보완해 임직원 책임 소재를 가린다는 취지다.
당국은 이날 내년 책무구조도 정식 도입에 앞서 시범운영을 실시한다고도 밝혔다. 시범 운영에 참여하는 업체는 오는 10월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게 된다. 그간 내부통제 시스템만 잘 갖춰놓으면 책임자들은 위로 갈수록 1단계씩 형량이 감경됐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주의적 경고로 경징계에 그칠 때가 많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책무구조도에서는 CEO 등 임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그 소재를 명확히 기입해야한다. 책무구조도는 은행과 지주회사를 우선 시행하고 여타 업권으로 이후 확대할 예정이다. 다루는 금액이 큰 만큼 사고 규모도 상당한 금융권의 '맏형'이 먼저 매를 맞는 것이다.

다만 책무구조도를 지난해부터 준비하고도 횡령 사고는 끊임없이 터지고 있어, 은행의 쇄신 없이는 금융 사고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된다.

은행은 자체적인 해법 마련에 분주하다. 올해 170억원대 기업대출 횡령이 발생한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상반기 정기인사로, 내부통제 업무를 책임지는 준법감시인을 전력 교체했다. 사고와 관련된 전·현직 결재라인, 소관 영업본부장, 내부통제지점장 등은 후선 배치해 인사로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당국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물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까지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횡령이 금감원에 보고된 초창기에는 횡령금은 100억원, 올해 발생한 사고로 알려졌지만, 돌려막기를 포함한 금액은 177억9000만원이었다. 특히 횡령은 지난해부터 시작돼 올해 초 본점의 정기 감사를 빗겨갔다. 2년 전 700억원대 횡령으로 혁신을 다짐하고도, 내부통제에 구멍이 또 생긴 것이다. 이 경우 현행 지배구조법으로도 CEO 책임 문제를 따져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현장 영업 실태를 상시 점검하는 암행 조직 신설을 검토 중이다. 본점 소속 '미스터리 쇼퍼'(비밀 평가원)를 배치해 불완전판매뿐만 아니라 영업점의 내규 위반, 횡령 등까지 다룬다는 계획이다.

여타 금융사들도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사고 방지를 위한 강수를 두고 있다.

BNK금융은 상반기 실적과 내부통제 점검결과를 반영해 하반기 인사를 단행하고 '금융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은 직접 나서 "금융사고 재발 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하반기 인사에서 120명을 전보 인사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부장과 지점장 인원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순환 보직을 통해 그간 발견되지 않은 내부통제 미비점을 찾고,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고민의 결과로 해석된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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