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멕시코 셰인바움 "식민지 학대 불인정 스페인, 취임식서 제외"](http://contents.dt.co.kr/images/202409/2024092702102269061001[1].jpg?var=4247 "[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멕시코 셰인바움 \"식민지 학대 불인정 스페인, 취임식서 제외\"")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셰인바움 당선인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벽화박물관 개관식에서 "과거 멕시코 정복 당시 저지른 학대에 대해 인정하라는 서한에 대한 답변을 스페인이 거부했다"며 "우리는 이런 이유로 스페인 국왕을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초청 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앞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에게 500여년 전 스페인 정복으로 인한 멕시코 주민들의 피해를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지요. 스페인 정부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양국 관계 발전에 모범 사례로 여겨질 수 있는 답장은 안타깝게도 받지 못했다"며 "스페인 국왕은 멕시코 국민을 모욕하고 화나게 했다"고 성토했습니다.
좌파 성향의 셰인바움 당선인은 정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생중계된 이날 행사에서 "과거 멕시코 신자유주의자들은 역사를 부끄러워했던 것을 안다"며 "우리는 반대로 우리의 원주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보이콧을 선언했습니다. 멕시코는 지난 7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대통령 취임식 초청장을 보낸 바 있습니다. 스페인 외교부는 "국왕을 취임식에 배제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멕시코와 스페인은 역사적·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2018년 셰인바움의 '정치적 후견인'이라 할 수 있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이후로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상태입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활동하는 스페인 에너지 기업들에 대해 "과거 정권에서 이뤄진 시장 개방의 가장 큰 수혜자"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500년 전 스페인 출신 에르난 코르테스는 멕시코 지역에 있던 아즈텍 제국을 정복했고, 이후 스페인은 300년간 멕시코를 지배했지요. 이 과정에서 수많은 원주민 학살과 탄압이 있었습니다. 이는 원주민 문명의 멸망을 가져왔습니다. 그 역사적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로이터 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