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오빠' 논란두고 갈등
친윤 "야당 막을 때 분열 안돼"
친한 "재보선 전 민심 찾아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주 초 만남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계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친한(친한)계는 재보선을 앞두고 최악의 국정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통령실과 선을 긋기 위해 김 여사 논란을 적극 비판하고 있는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는 '선을 넘었다'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갈등의 향배는 10·16재보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16일 MBC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실이 전날 내놓은 해명에 대해 지적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15일 명태균씨가 김 여사와 나눴다고 주장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나오는 '오빠'가 윤 대통령이 아닌 친오빠 김진우 씨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해명이 사실이)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며 "황당하다. 설득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측근을 지칭하는 '한남동 라인' 7명에 대한 의혹이 잇따르는 데 대해선 "7명은 방송사에서 임의적으로 적시한 숫자에 불과하다"며 "저희들이 알고 있는 바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업무를 담당할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서도 "그것만으로 해법이 되기는 이미 때가 많이 늦었다"며 "만약 제2부속실을 설치한 다음에 이른바 김 여사 라인이라는 분들로 채워버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수차례 해명을 하는데도, 개의치 않고 거듭 비판하는 양상이다. 선거를 앞두고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대통령실과 일단 선을 그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부산 금정선거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해 여당 승리가 점쳐졌지만,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논란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 민심도 흔들리고 여론조사도 접전이다. 한 대표가 부산을 여섯 번이나 찾은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친윤계는 거듭 반발하고 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한핵관들은 용산 탓, 김건희 여사 탓을 하려고 재보궐 선거에 해가 되는 자해쇼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대표가 김 여사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권 내에서 지켜야 할 금도, 선이라는 게 있는데 이분들은 윤석열 정부나 대통령실을 함께 가야 할 동지로 안 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발언했다.
대통령실 출신 강명구 의원도 SBS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를 향해 "지금은 (야당과) 싸울 때이고 민주당 입법폭거를 막아낼 때"라며 "지금 우리가 우리끼리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실의 전날 해명 역시 "맞다"고 했다.
이같은 갈등 국면은 선거 결과가 나와야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방어'에 성공하면, 양측이 독대를 앞두고 김 여사 관련 접점 찾기에 나설 공산이 커 보인다.
반면 패하다면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재보선 결과에 대한 한 대표의 책임론을 두고 "금정구의 경우 한 대표가 5~6차례 내려와서 몸이 부서지게 열심히 뛰었었는데 그런 사람에게 승리·패배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오히려 선거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여론 악화되도록 만든 대통령실에서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고 했다.
반면 장 전 청년최고위원은 "모든 부분에서 상수인 대통령 탓만 하려면 여당 대표는 왜 하고, 지도부는 왜 하는 것인가"라며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결과가 나온다면 누구도 남 탓하는 것으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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