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연 한국프롭테크 대표
'유니콘 기업 멤버' 출신 여성 CEO
인증 커뮤니티 기반 앱서비스 운영
해외 개도국 공무원들 잇따라 견학
![[오늘의 DT인] "재개발·재건축 현장 평균연령 60대 이상… 정보격차 없애는 대안될 것"](http://contents.dt.co.kr/images/202410/2024102102102132057001[1].jpg?var=4054 "[오늘의 DT인] \"재개발·재건축 현장 평균연령 60대 이상… 정보격차 없애는 대안될 것\"")
오랜 관행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여성 CEO가 있다.
송지연(사진) 한국프롭테크 대표는 현재 재건축·재개발을 빠르고 투명하게 추진할 수 있는 인증 커뮤니티 기반의 앱 서비스 '얼마집'을 운영 중이다.
송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KT,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을 거쳐 벤처생태계에 관심 갖게 됐다. 이후 애드테크(광고기술) 스타트업 ab180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자 유니콘이 된 몰로코에서 초기멤버로 일했다. 또 자산운용사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며 부동산 시장의 IT 전환이 더딘 이유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부모님 집이 오랫동안 재건축을 진행 중인 아파트였다. 추진 과정서 우편과 방문을 통한 일처리가 지속되며 '왜 이런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지'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됐다. 우리 팀은 지금도 현장에서 주는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개발에 반영해 즉각적으로 유저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송 대표는 주거용 부동산의 반 이상이 아파트인 데다가 도심지에서 조단위 규모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지속되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주목했다. 업계에 따르면 낙후되고 과밀화된 도심을 대규모 재건축·재개발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등 국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해외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의 견학 사례도 다수 있다.
송 대표는 "우리나라처럼 단기간 급격한 경제성장과 주거환경의 변화를 겪은 나라는 많지 않다"며 "쉽게 말해 지어진지 40년 된 아파트는 1인당 GDP 2400달러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현재 3만 달러 시대의 주거환경과는 여러 방면에서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삶의 편의를 넘어 공동주택에 관한 소방규제, 내진설계 등 많은 보완과 개선 등이 이뤄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얼마집 서비스 개발 당시 송 대표는 부동산 관련 규제가 많다는 점에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송 대표는 "재건축·재개발에서 지장을 날인해야만 법적으로 인정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모바일 본인인증 등을 통해 전자서명을 하더라도 인정되지 않아 개선되기만을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얼마집이 제출한 규제 샌드박스의 결과도 기다리고 있고, 나아가 법적으로 보완 되는 법안이 최근 국토부 소위를 통과한 만큼 향후 많은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얼마집은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을 거친 부동산 실소유주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뢰·투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난무하는 조작과 불신을 사전 차단하고 보안에 민감한 자료들을 공유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송 대표는 "재건·재개발 추진 과정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보비대칭'과 여기서 오는 '불신'의 문제"라며 "오픈채팅방의 경우 온갖 업자들이 몰려와 여론 조작부터 소유주 사칭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집의 취지를 인정받아 최근 구청과의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으며 앱을 사용하는 추진위들은 예산 사용내역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온라인 추진 방식에 따른 비용절감의 장점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빠르게 동의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얼마집 서비스는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얼마집의 등기부등본 기반 실제 소유주 인증기술을 활용해 실제 소유주의 명단과 연락처를 확보하고, 얼마집 집행부 대시보드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동의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앱을 활용해 설문조사와 문자독려에 나서며 빠르게 동의율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예전에는 소유주의 의사 확인과 동의서를 받기 위해 우편을 보내고, 장소를 빌려 직접 소유주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비효율적이고 고비용 구조로 진행을 했다. 하지만 전자방식으로 전환하며 70% 이상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긴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마감된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단계 동의율 조사에서 얼마집 서비스를 이용한 미금역세권빌라단지 통합재건축단지는 동의율 95.9%로 전체 1위를 달성했다. 또 같은 재건축지구인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단지도 95%의 동의율을 얻어 해당 부분 만점을 받았다."
송 대표는 사회 변화와 함께 얼마집 서비스가 재건축·재개발 현장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한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평균 연령대는 60대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이런 점에서 얼마집 서비스는 디지털디바이드(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유주 모르게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는 게 빠를 것이라 생각하는 추진위 분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인 것을 체감한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돼 온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으면 좋겠다."양호연기자 hy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