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인간존중과 상생, 인류사회 공헌의 뜻을 담아 시작한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이 올해로 4년차를 맞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이날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해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선대회장 유족의 의료기부로 시작된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올해로 출범 4년째를 맞았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은 치료와 연구 등 4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환아와 가족, 그리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모두의 노고를 위로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 등 유족은 2021년 4월 쉽게 치료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와 이들을 위한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써 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던 고 이 회장의 유지를 따른 것이다. 2021년 5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전국 병원·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이 공식 출범했으며,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3월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유족이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만난 것은 지원사업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과 홍 전 관장은 이날 본행사에 앞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서울대 어린이병원장),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선대회장의 부조상을 관람했다.
선대회장의 부조상은 서울대병원이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2022년 10월 어린이병원 1층 고액기부자의 벽에 설치했다. 부조상 아래에는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가 적혀 있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은 2021년에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소아암 사업부는 많은 비용이 드는 암 진단·치료 중심으로 환아를 지원한다.
지난달 기준 사업 참여 기관 수는 202곳이며 연구·의료진 1504명이 동참하고 있다. 수혜자 수는 올 6월까지 진단 9521명, 치료 3892명 등 총 1만3413명에 이른다.
유족들의 의료기부 이후 유명 인사와 기업들의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정국은 2023년 10억원, 가수 이승기는 2022년 20억원을 각각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기부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아 생산성을 높인 감염병 진단키트 기업 코젠바이오텍은 2022년부터 매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3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5000만원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홍라희(오른쪽)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작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