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를 앞두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하고 '반드시' 그래야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책임당원 이력 20년 이상의 '평생당원'들을 초청한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윤 대통령의 7일 담화 및 기자간담회 관련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 일정이 사전 공지됐냐는 물음엔 "언론에 보도될 즈음(지난 4일 저녁)에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4일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에게 "가급적 국민과 소통의 기회를 일찍 가지면 좋겠다"고 건의했고, 이달 말로 예상되던 윤 대통령의 담화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저는 몰랐다"면서도 '당대표 패싱'이란 일각의 지적엔 선을 그었다.
자신이 대통령 참모진 및 내각에까지 '인적쇄신'을 요구하자 대통령실 측이 '인위적인 인적쇄신을 하지 않겠다'고 맞받은 데 대해선 "인적쇄신은 원래 인위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인적쇄신이란 게 심기일전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당정관계 문제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반드시"라는 표현을 동반하며 변화·쇄신을 설득해왔다. 그는 지난달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관련 "대통령실 인적쇄신이 '반드시,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대외활동 중단'과 '의혹 규명 절차 협조'까지 압박했다.
3대 요구사항은 윤 대통령과의 면담(지난달 21일)에서 한 대표가 직접 전달했다. 그는 30일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국회 추천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며 "권력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것도 안 해서 민심을 어떻게 얻겠냐"고 말했다.
'김 여사 공천개입설' 연루자인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과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논의한 통화 녹취를 더불어민주당이 31일 폭로한 뒤로도 '무언의 압박'이 이어졌다. 한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침묵을 깨며 "독단적 국정운영에 국민의 반감이 커졌단 점을 아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한 대표는 선거 브로커 명씨와 통화한 의혹에 관해 윤 대통령에게 '솔직한'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고 '쇄신 개각'까지 거론했다. 김 여사와 연관된 이른바 '한남동 7인회' 등 대통령실 일각을 겨눴던 인적쇄신론을 넓힌 그는 "국정 기조의 전환이 더 늦지 않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평생당원과 간담회에서도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한탕주의 선동, 범죄 무마 민주당 세력이 이 나라를 망칠 것"이라며 "우리 당의 분전(奮戰)을 맨 앞에서 함께 하겠다. 이기기 위해 민심을 보고 변화와 쇄신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가 지고 우리가 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취지를 내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4 교육정책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 넥타이를 만지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