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생 경제' 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각종 재판으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다는 우려를 받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20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무협 임원들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경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경제가 세계 10위의 경제 강국으로 불릴 만큼 발전한 것은 수출로 이뤄진 일"이라며 "그러나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신냉전이라고 불릴 만큼 진영 대결도 격화되면서 우리의 수출시장, 대외 경제영토 등이 좁아지고 있어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 기업을 포함한 기업들이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들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국가 단위의 정치 차원에 지원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역협회는 이날 민주당에게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도입, 산업 기술 보호법 개정 추진, 안전운임제 재도입 제고,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등을 포함한 무역업계 규제·애로 건의문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 중 신기술·신산업 영역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제 경쟁이 심각해지는 신산업·신기술 영역은 규제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며 "이런 분야에서의 네거티브 규제 도입은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또 주 52시간제에 대해서도 "노동시간과 관련해 개별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저 역시도 실질적으로 반드시 필요한데,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정도라면 엄격하게 제한해 추가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노동계 쪽 입장을 들어보면 현재 있는 제도로도 충분히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며 "쌍방의 입장이 너무 달라 토론이 필요하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노사의 입장차가 극명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처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할 조치라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한편으로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는다는 얘기도 일리가 있어서 터놓고 논의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사법리스크 현실화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으로 대표되는 본인의 경제 정책을 부각시키며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당론 결정과 함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고, 11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날 윤 회장까지 경영계와의 접촉 행보를 더욱 넓히며 중도 확장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 회장단과의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