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미국 현지 회사 인수
올 4월엔 인니 노부은행 대주주
다양한 투자로 장기 수익성 높여
해외 금융사업과 시너지 극대화
한화생명이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을 완성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에 이어 미국 증권사까지 품었다. 최고글로벌책임자(CGO)인 김동원(사진) 사장이 전면에 나서,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 확대로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19일 미국 증권사 'Velocity Clearing, LLC(이하 벨로시티)'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확대한 것이다.
한화생명 측은 이번 인수 건에 대해 "세계 최대 금융 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체 상태에 직면한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투자 기회를 창출하며 장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벨로시티의 핵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하면서 기존 경영진과의 협력을 통해 추진 사업의 조기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벨로시티는 지난 2003년에 설립된 이후, 뉴욕을 거점으로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반의 정통 증권사이다. 주요 사업은 자체 청산 결제 서비스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브로커와 투자 플랫폼사, 헤지펀드 및 개인 헤비트레이더 등을 타깃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의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과 미국 내 네트워크 및 정보, 우수한 인력(임직원 수 118명)을 보유해 디지털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한화생명은 향후 해외 법인 및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통한 장기적 수익성을 높이고, 해외 금융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관 투자자로서 대체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도 내세울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또 전통적으로 기관에만 제공된 다양한 투자 기회를 개인 고객에게 제공하며 사업을 확장하는 차별화 전략도 계획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앞서 진출한 베트남에서 지난해 누적 흑자 전환을 달성한 이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의 노부은행(Nobu Bank)에 지분 투자로 대주주에 올랐다. 국내 보험사 중 첫 번째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한 사례로,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으로서의 입지를 다진 바 있다. 한화생명은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며 고객 확장 전략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부회장)는 "이번 미국 증권사 인수를 통해 대한민국 리딩 보험사의 역량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마중물이자 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