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금융 공금...전력·용수 공급 지원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추격과 미국 신정부 출범 등 커지는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반도체 생태계 지원 사격에 나선다.
1조8000억 규모의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에 대해 정부가 분담하고, 반도체 제조 주요 원재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27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중국의 반도체 투자, 생산 확대 등에 따라 반도체 경쟁이 심화하고, 미국의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정책 변화 가능성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 수익성 악화 등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정부는 재정, 세제, 금융, 인프라 등 반도체 생태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해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시설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먼저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현재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 인프라 사업비는 총 3조원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통과할 경우 1조8000억 규모의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대해 정부가 비용분담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분담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절반 이상은 정부가 부담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국가 첨단전략 산업 특화단지 정부 지원 한도(단지별 500억원)도 상향하는 등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첨단산업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해외 인재 유입 프로그램, 4대 과학기술원 등 우수 교원에 대한 인센티브와 특성화 대학원을 확대한다.
기업의 R&D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확대도 추진한다.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 대상에 R&D 장비 등 연구개발 시설 투자를 포함하고, 반도체 기업에 대한 국가전략 기술 투자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해서도 할당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다. 석영유리기판 3%, 동박적층판(CCL) 8% 등 반도체 제조 주요 원재료에 내년 할당관세를 적용해 국내 반도체 생산도 지원한다.
소부장, 팹리스, 제조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해 내년 14조원 이상의 대출, 보증, 보험 등 정책 금융도 공급한다.
내년 산업은행은 일반대출 대비 최대 1.5%포인트(p) 금리 우대 등 반도체 저리대출 프로그램 4조2500억원을 공급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내년 1200억원의 신규 반도체 펀드도 조성해, 42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계획을 확정해, 정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용인일반산단, 한전 등 관계기관 간 협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용인 클러스터 생산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3년까지 전체 10GW 전력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용인 국가 산단에 1단계 3GW 규모의 전력공급과 비용분담 방안을 마련했으며, 2039년 2단계 추가 공급 방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용인 일반 산단도 2021년 협약을 체결한 1단계 3GW 공급방안에 이어 2039년 2단계 추가 전력공급 계획과 비용분담 방안도 합의했다. 용인 국가·일반 산단 통합 용수공급도 설계, 공사 등 후속 절차를 이행해 2031년 공급을 추진한다.
정부는 반도체 지원 관련해 예산안, 세법개정안을 국회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국회의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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