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합산 점유율 5% 미만에 머무르며 시장 내 존재감 확보에 고전하는 양상이다.
15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 세계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 시장의 음극재 적재량은 총 15만15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6% 늘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6만2000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2% 성장한 수치다.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안정적인 성장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 산샨(ShanShan)과 BTR이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음극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업체는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공급하며 폭넓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어 상타이(Shangtai), 카이진(Kaijin), 쯔천(Zichen)도 각 1만톤 이상의 적재량을 기록했다. 신줌(Shinzoom)은 전년 대비 68.2% 급성장하며 빠른 추격세를 나타냈다.
국가별 점유율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약 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중국 기업들은 지속적인 생산 확대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리콘 복합 음극재(Si-Anode)의 수요 확대에 발맞춰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2.7%에 그쳤다. 포스코퓨처엠과 대주전자재료를 중심으로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 확대를 추진 중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 또한 2.0%의 점유율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 존재감을 보였다. 히타치(Hitachi), 미쓰비시(Mitsubishi) 등 일본계 음극재 업체들은 기존 고객사 중심의 보수적 사업 운영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미중 간 관세 이슈가 겹치면서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중국산 소재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원재료 다변화와 지역 생산 확대가 업계 전반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분산하고 고성능 음극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며 "한국은 북미 현지화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반면 일본 업체들은 제한된 시장 존재감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