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형광분자 검출기ㆍ염기서열 분석법 성과
SCI급 논문 202편 발표… 피인용수 '세계 최고'
분자기반 시스템은 DNA 염기서열 분석과 금속 촉매 반응, 신소재 개발 등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다. 분자기반 시스템 연구의 핵심은 기능성 분자와 나노물질을 융합해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구현하는 것이다. 포스텍 분자ㆍ소재 융합 계의 전자-광 거동 연구센터(EPB, 센터장 안교한 교수)가 바로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성과를 잇달아 내놔 주목받고 있다.
EPB 센터는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SRC)로 선정된 이후 차세대 분자기반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유기ㆍ초분자, 고분자 및 나노물질로 구성되는 분자-소재 융합 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현상에 대해 실험과 이론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는 9명의 전문연구원과 110여명의 대학원생 및 박사후과정 연구원 등이 참여해 3개 총괄과제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광ㆍ감응 유기 및 초분자의 합성과 특성을 규명하는 제1 총괄 과제는 안교한 센터장과 김광수ㆍ이영호 교수가 맡고 있다. 유기ㆍ초분자계, 반도체 및 나노 구조체 내 전자 전달 기작을 연구하는 제2 총괄과제는 최희철ㆍ최원용ㆍ한상우 교수가 담당한다. 나노물질계, 기능성 고분자와 하이브리드계의 전자 전달 및 광감응 특성을 규명하는 제3 총괄 과제는 이문호ㆍ장태현ㆍ표승문 교수가 각각 주도하고 있다. 안교한 센터장은 "3개 과제는 서로 다른 연구 대상 물질계에 대해 광 및 전기적 특성이라는 공통된 화학 현상을 규명하는 것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2008년 9월부터 현재까지 센터의 연구는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 202편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발표했고 논문의 피인용수 등 논문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영향력 지수도 평균 5.127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센터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고감도 형광 분자 검출기(Probe)가 꼽힌다. 기질 선택적인 반응을 이용해 은 이온에 대한 선택적인 검출이 가능하다. 은 나노입자를 간편하게 정량적인 분석을 할 수 있다.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은 이온 및 은 나노 입자 검출기여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그래핀 나노리본을 이용한 DNA 염기서열 분석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DNA 염기 서열 분석은 향후 맞춤의약 시대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새 분석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에는 나노구멍체(nanopore)를 이용한 방법이 제시됐지만 그래핀 나노리본을 이용하면 각 염기의 신호 겹침 현상을 최소화하고 2차원 데이터 처리 방법을 통해 효율적으로 염기 서열을 결정할 수 있다.
이밖에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넘어 미세구조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지름 50∼3㎚(10억분의1) 크기의 나노렌즈와 에너지 절약 광촉매 수처리 시스템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 등도 주요 연구성과로 거론된다.
센터가 이와 같은 연구성과를 낸 배경에는 `연구의 수월성'을 센터 운영의 주요 방침으로 뒀기 때문이다. 안교한 센터장은 "불필요한 연구비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구성원들이 직접연구비 수혜를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면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과를 정량화해 성과에 따른 연구비 배분을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내 교육과 연구를 연계하고 집단연구 형태로 센터를 운영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안 센터장은 "다양한 연구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공동의 관심 분야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서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에 연구 영역의 확장과 융합,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상승적인 연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센터장은 연구비의 증액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선도연구센터 사업은 목표지향적인 연구 집단을 구성해 장기간 지원해 현재까지 운용된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가운데 효율성이 특별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현 정부 초기 사업비 증액을 거론됐지만 실현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올해까지로 1단계 `정착 및 발전단계' 연구를 마치고 내년부터 2015년까지 2단계 `완성단계'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안 센터장은 "지난 3년반 동안 수행된 제1단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의 심화와 응용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초연구 성과를 응용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특히 기업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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