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위조 혐의’ 임모 전 검사, 공수처에 의해 4년 만 재기소…“추가 범행 발견”
해당 사건 수면 위로 올린 임은정 부장검사 장문의 심경글 올려
이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린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는 "검사들과 검찰의 거짓말이 노골적이고 조직적이었다"면서 "우리 검찰과 검사들이 공정했으면 좋겠다. 최소한 정직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놨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주장과 같이 윤모(전 검사)가 공문서인 기록 표지 1장만 위조, 행사한 것인지, 아니면, 윤모가 공·사문서 여러 장을 위조, 행사하고, 부장을 속여 결재를 받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했음을 조사하고도, 검찰이 윤모의 신분을 감안하여 특별히 사건을 덮었다가 언론보도로 사건 은폐가 발각되자 죄질이 가장 가벼운 기록 표지 위조, 행사로만 '봐주기 기소'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거짓 주장을 하고 있는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아 부득이 윤모까지 추가로 고발하며 검찰의 축소 수사와 '봐주기 기소'로 기소되지 않았던 관련 문서들의 위조와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대하여도 처벌해 달라고 했었다"며 "그리고 오늘 검찰이 끝까지 숨기고 우겼던 윤모의 여죄에 대해 공수처가 불구속 기소하였다는 뉴스를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검찰개혁 2차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고발한 여러 사건 중 첫 기소 사례입니다만, 검사들과 검찰의 거짓말이 그렇게 노골적이고 조직적이지 않았다면 제가 굳이 고발하고 싶지 않았던 후배라 인간적으로 괴로워서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2019년 충주지청 부장으로 재직하며, 2016년 대검 감찰1과장으로 윤모의 범죄 은폐에 관여했던 조기룡 등을 경찰청에 직무유기 등으로 고발했었다"며 "조기룡 검사는 본청인 청주지검 차장이었는데, 검찰 내부망에 2차례에 걸쳐 '윤모가 동일한 내용의 다수 고소장 중 1장을 분실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건은 분실 기록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 특별히 새로운 증명력을 가진 공문서를 작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임 부장검사는 "'차장님의 글에서 진심과 진실이 느껴집니다', '차장님의 강직한 성품에 비추어 윤모에 대한 감찰도 원리원칙에 맞게 처리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글을 읽어보니 납득됩니다' 등등의 검사들의 응원 댓글이 달리고, 저는 욕으로 배가 불렀다"고 당시 억울했던 심경을 밝혔다.
그는 "그때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박승대)는 윤모의 2016년 부산지검 감찰기록을 확인하려는 경찰청의 압수수색 영장을 부지런히 기각하고 있었다"면서 "저에게 윤모의 범죄를 상세히 말해준 사람들이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손예진이 되어 몰랐다고 우기는 판국이라, 동료들의 돌팔매를 맞으며 억울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다잇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끝으로 임 부장검사는 "2016년 윤모를 직접 감찰 조사하고도 불입건 한 감찰 담당 임모가 승승장구하여 여전히 검찰 간부로 요직에 있고, 2020년 제 경찰청 고발사건을 불기소하며 검찰의 조직적 주장과 같이 '윤모가 기록 표지를 위조, 행사한 것'으로만 사실관계를 정리하여 조기룡 등이 직무유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불기소해버린 서울중앙지검 조주연 검사 역시 승승장구했다"며 "검찰 간부로 대검에 있는 현실에서검찰이 과연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법과 원칙에 따라 행사한다는 신뢰를 국민들로부터 받을 수 있을지 근심하고, 또 근심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이 처음 검찰 내부에 알려진 뒤 윤 전 검사는 사직서를 냈고 징계 없이 2016년 6월 사표가 수리됐다. 검찰은 사건 2년여가 지난 2018년 10월 윤 전 검사를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해 '늑장기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임 부장검사는 내부 징계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무마 의혹'을 제기, 2019년 4월 김수남·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사 4명을 직무유기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하면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경찰은 무마 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했지만, 검찰에서 부산지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3차례 기각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 결국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 송치했다. 검찰은 이를 무혐의 처분했지만 임부장 검사는 지난해 7월 이 사건을 국민권익위에 부패신고를 접수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해 9월 공수처에 이 사건을 넘겼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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