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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애급여 막혀 비상… 1200억 들인 사회복지 시스템 오류

안경애 기자   naturean@
입력 2022-10-11 14:17

개통 8개월 지연에 시험때도 말썽
문제 처리율 41%로 국감서 질타
개발자 대규모 이탈에 복구 난항


노인·장애급여 막혀 비상… 1200억 들인 사회복지 시스템 오류
4일 오전 광주 북구 한 요양병원에서 입소자와 가족이 면회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지난달 초 개통 후 문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원장은 개발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 이달 중에도 시스템 정상화가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11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이음) 프로젝트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행복이음 사업은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보육 등 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120여 개 복지사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하는 것으로, 12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복지부는 2020년 3월 LG CNS-한국정보기술-브이티더블유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 시스템은 당초 예정보다 8개월이나 지연된 지난 9월 6일 개통됐지만 시험운용 단계부터 갖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18일까지 공무원용 복지시스템 '행복이음'과 복지시설용 '희망이음' 시험운용 결과 결함 2819건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85%는 처리됐지만, 실직 등으로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한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하는 '긴급복지'의 경우 24건의 결함이 발견됐고, 36%인 9건은 개선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개통 1주일 전 이런 내용을 보고받고도 일부만 개선한 채 일정대로 시스템 개통을 강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보건복지위 소속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통일인 9월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달간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개선 요구가 10만2410건에 달했다. 이중 중앙·지자체 공무원이 사용하는 '행복이음' 관련 시스템 개선 요구는 7만1446건, 사회복지시설 등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희망이음 관련은 3만964건이었다. 이 가운데 아직 시스템 오류, 자료 미연계 등으로 인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수작업으로 자료를 찾아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개통 한 달이 되도록 오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0만2410건의 개선 요구 중 처리된 건은 4만268건으로, 처리율이 41.1%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희망이음 관련 처리율은 오류 종류별로 64.2∼73.20%로 비교적 높지만,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행복이음은 27.8∼49.0%로 더 낮다.



앞서 프로젝트 주관사인 LG CNS의 김영섭 대표는 지난 6일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10월 중 시스템이 대부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이달 내 정상화도 힘들어 보인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시스템 개통 지연과 오류의 원인으로 잦은 개발자 이직을 꼽았다. 또 이달 중 정상화 가능 여부에 대해 "9월말 이후 61명의 개발자가 이탈한 상황으로, 컨소시엄 내부나 외부에서 개발인력을 충원하지 않으면 많은 기능이 정상 작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류가 있음에도 시스템 개통을 강행한 데 대해선 "당시 성공률이 92%가 넘었고 개통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나머지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스템 오류로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한 급여 대상자들에게 소급 적용은 물론 손해배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운영 주체가 LG CNS 컨소시엄이라고 하지만 핵심 부분은 중소기업이 담당했다. 대기업은 이름만 빌려주도록 부실 계약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며 "결국은 중소기업에 핵심 부분을 맡겨 놓고 중소기업이 인력 확보를 못 했다고 문제 부분을 떠넘긴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체결부터 채용까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고, 필요하면 감사원 감사까지 요청을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복지 관련 개인정보를 다루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해킹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보원의 정보보안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정보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해킹 시도는 총 150건으로, 한 해 평균 30건씩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보원에서 사이버 보안을 책임지는 인력은 7명뿐으로, 이중 경력 3년 미만이 5명, 3∼5년이 2명이고 5년 이상의 경력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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