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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3분의 1 주주환원하라더니..."배당 자제하라" 말 바꾼 이복현

강길홍 기자   slize@
입력 2023-02-08 19:42

작년에도 예대마진 모순된 발언
금융권 "어느 박자에…" 혼란만


주요 금융지주·은행들이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해야 한다"는 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의 언급에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원장은 다시 배당 자제를 주문하면서 금융권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해 33%로 맞췄다. 2021년보다 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이날 신한금융지주도 이사회에서 현금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22.8%로 결정하고 15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의결했다. 앞서 지급된 분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한한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0% 수준이다. 우리금융도 이날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을 매년 30% 수준에서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율을 크게 높이며 이복현 원장이 제시한 '3분의 1'에 맞춰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 원장은 "은행권이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원장은 최근 또다시 배당을 자제하라는 주문을 내놓으면서 금융권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또한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면서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이 원장이 이처럼 엇갈리는 발언을 내놓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은행들에게 예대마진을 줄이라고 압박해 예금금리가 오르자 하다가 다시 '예금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또한 대출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면서 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라고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저신용자 대출은 높은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대출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정부도 다음달부터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에게 최대 100만원을 신속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 대출'을 공급할 계획인데 연 15.9%의 금리가 적용된다. 저소득·저신용 계층을 위한 정책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수준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금융기관을 못 믿고 여기저기에 불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다보니 서로 상충될 가능성이 크다"며 "본인의 인기는 올라가겠지만 제대로 된 금융당국의 역할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금감원 역할에 기여할 바가 남아 있다고 본다"며 "여기서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 중"이라고 답변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이익 3분의 1 주주환원하라더니..."배당 자제하라" 말 바꾼 이복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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