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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칼럼] 외교행위에 대한 품격 낮은 비난 자제돼야

이규화 기자   david@
입력 2023-05-11 18:46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장영수 칼럼] 외교행위에 대한 품격 낮은 비난 자제돼야
최근 윤 대통령의 방미와 방일, 일본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둘러싼 외교 성과를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정쟁이 국가 전체의 위신을 떨어뜨리며 국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에 대해서도 잘못된 것은 지적해야 한다는 반박도 있다.


이 문제를 지난 문재인 정부의 외교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외교 등에서의 문제점은 국민들이 잘 알고 있지만, 그보다 낫지 않느냐는 주장은 정부의 외교행위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국가 간의 외교에 대한 특별한 존중과 배려의 필요성이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국과 외교행위를 하는 것은 국가의 위신 및 국익과도 직결되는 것이며, 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관례다. 이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거 잘못된 전쟁으로 평가되던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조차 미국 내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극도로 자제되었던 것은 국익 앞에 여야가 없음을 잘 보여준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베트남전이 장기화되고 국민 여론이 나빠진 이후에 미국의 참전을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여야의 갈등이 있었고, 미군의 철수 후에 베트남이 공산화되면서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되기도 했다. 유사한 사태는 최근 미군의 아프간 철수 이후에도 발생한 바 있다.

그러나 전쟁과 같은 극단적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교행위에 대해서는 야당이 노골적인 비판을 자제하는 것이 세계 각국의 관례였고, 이를 깨뜨리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야당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했다. 물론 시민단체들이 각종 반대시위를 벌이는 것은 오히려 민주국가의 일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모르지 않을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외교행위, 특히 대일 외교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것은 왜일까?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 최근 문제되고 있는 민주당 돈봉투 의혹 등에서 관심을 돌리려는 것일까? 아니면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관계를 경색시켰던 것이 정당하다고 강변하고자 함일까?
헌법상 국회는 정부의 외교행위에 대해 통제권을 갖는 경우가 있다.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 또한 제2항에서는 국회가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이 조항을 근거로 국회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국회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대미, 대일 외교는 이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국회 내에서의 정상적인 토론이 아니라 시내 곳곳에 플래카드를 통해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은 과열·혼탁선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과연 이것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까?

정부의 외교행위가 비판이 면제되는 특별한 보호의 대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비판의 대상과 내용이 분명하고, 근거가 확실해야 한다. 외교행위의 절차에 대한 비판은 사소한 의전적 오류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국회의 동의권을 무시하는 등 권한을 침해하는 경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외교행위의 내용에 대한 비판에서는 정쟁에 의한 국가 위신의 실추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크다는 것이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외교행위에 대해서는 중대한 오류가 있을 때에만 비판하고, 그밖의 경우에는 무조건 침묵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의혹 제기 차원에서 언급하고 넘어갈 사안이 지금처럼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를 반복하면 야당의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질까지도 의문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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