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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ㆍ혁신기업] 342개 스타트업에 내린 `희망사다리`… 유니콘 배출에 도전한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
입력 2023-05-25 10:00

비영리 독립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
콘텐츠·라이프 스타일·바이오 등 다양
수개월 걸쳐 사업 분석·투자 유치 진단
단계별 맞춤형 사무공간 무상 지원 성과
지원기업 2842팀·누적 투자유치 6182억


[스타트업ㆍ혁신기업] 342개 스타트업에 내린 `희망사다리`… 유니콘 배출에 도전한다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 오렌지플래닛 제공

"우리가 키운 스타트업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게 꿈입니다."


서상봉 오렌지플래닛 센터장은 최근 서울 역삼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성장을 지원한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을 인정받는 곳이 54곳에 달한다"면서 "따로 설정한 목표는 없지만 아직까지 유니콘은 없었던 만큼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ㆍ혁신기업] 342개 스타트업에 내린 `희망사다리`… 유니콘 배출에 도전한다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그룹은 2021년 비영리 독립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을 출범시켰다. 사진은 오렌지플래닛 강남센터 전경. 오렌지플래닛 제공

◇"청년들의 창업 희망사다리 되겠다"= 오렌지플래닛은 '로스트아크',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게임사 스마일게이트그룹이 2021년 설립한 비영리 독립 창업재단이다.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는 차세대 창업가를 지원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한 마디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청년들이 창업이라는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희망사다리'가 되겠다는 것.

스마일게이트가 처음 스타트업 지원에 뛰어든 것은 2010년이다. 이후 2014년 오렌지플래닛의 전신인 '오렌지팜'이 출범하면서 창업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렌지플래닛이 이뤄낸 성과를 수치로 보면 놀랄 만하다. △지원 기업 2842팀 △일자리 창출 4071개 이상 △누적 투자유치 6182억원(투자건수 258건) △동문 기업가치 2조6000억원 등이다. 입주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인 곳은 2019년 21개 팀에서 지난해 기준 54개 팀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마이데이터 전문기업 '뱅크샐러드' △블록체인 기반 의료데이터 기업 '휴먼스케이프' △AI(인공지능) 전문 기업 '딥브레인 AI' △AI STT(음성인식) 받아쓰기 서비스 기업 '액션파워' 등 유수의 스타트업들이 오렌지플래닛을 거쳤다.

◇게임 외 ICT 전반 스타트업 성장 지원= 정부의 각종 규제 속에 글로벌 게임사들과 경쟁하며 힘겹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사 입장에서 창업재단 설립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창업 생태계 구축과 후진 양성이라는 창업자의 의지에 따라 오렌지플래닛을 설립,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그룹사의 사업이라기보다는 오직 후배 스타트업을 양성·지원하겠다는 일념 하에 접근한다. 이에 오렌지플래닛을 졸업한 후에도 서로 교류를 이어가며 게임뿐 아니라 ICT(정보통신기술) 전반적인 영역에서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실제 오렌지플래닛 입주 스타트업을 보면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헬스케어·바이오, 교육 등으로 사업 분야가 다양하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사지만 오렌지플래닛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분야의 비중을 살펴보면 게임보다는 일반 ICT가 훨씬 높아요. ICT는 혁신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고 저희 입장에서 멘토링 등의 도움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에요. 또 게임 분야만 지원한다고 하면 상업적인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잖아요. 이로 인해 지원 분야를 게임 외적으로 확장하자는 공감대가 생겼죠."



◇파크-가든-팜-밸리-포트로 단계별 지원= 오렌지플래닛은 서울, 부산, 전주에 센터를 두고 있다. 현재 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은 서울과 부산 각각 30개팀, 전주 5개팀이다. 오렌지플래닛은 이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사무공간을 무상 지원하는 한편 오렌지파크-오렌지가든-오렌지팜-오렌지밸리-오렌지포트 등 성장 단계별로 나눠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부터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뤄 IPO(기업공개)를 앞둔 기업까지 포함된다.
입주 스타트업 선발은 수시 모집과 정기 모집 두 갈래로 실시한다. 최근에는 '2023년 상반기 정기모집'을 진행했는데 경쟁률이 100대 1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는 게 서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오렌지플래닛이 입주 스타트업 선발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일까. 서 센터장은 "1년에 만나는 스타트업만 500~1000팀"이라며 "지치지 않는 열정,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역량과 실력, 리더십·포용력 등 기업가로서의 자세와 인격이 선정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입주 스타트업 선정을 위해 면접을 볼 때 '이 사업을 왜 하느냐'를 꼭 물어봐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워낙 똑똑해서 대부분 답을 잘 하는 편이죠. 하지만 저도 많은 창업자들을 만나다 보니 노하우가 쌓였어요. 답변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 즉 보석이 될 수도 돌이 될 수도 있는 '원석'을 다듬는 과정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있었는지 눈에 보이죠. 처음 도전하는 일이기에 사람도, 사업모델도 다 어설프지만 똑똑한 창업자들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깊이 고민합니다."

[스타트업ㆍ혁신기업] 342개 스타트업에 내린 `희망사다리`… 유니콘 배출에 도전한다
오렌지플래닛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이 회사의 성장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를 받고 있다. 오렌지플래닛 제공

◇'돈맥경화' 스타트업에 투자 유치 지원 상담도=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긴축 기조가 확산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렌지플래닛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지원 상담도 하고 있다. 서 센터장은 "오렌지플래닛이 투자를 전제로 하는 곳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는 게 가장 어렵다는 점에서 VC(벤처캐피탈)인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와 같이 수개월에 걸쳐 사업 분석과 혹한기 대비 투자유치 진단, 전략 수립 등을 돕고 있다. 구조조정과 관련한 레이오프(layoff), 인사·조직관리 부분도 신경 쓴다"고 밝혔다.

오렌지플래닛이라는 재단 명에는 특별한 의미가 들어 있다. 창업에서 중요한 요소인 열정을 표현하는 색이 주황색이라는 점, 사람들이 기억하기 쉽다는 점에서 오렌지라는 단어를 선택했고 전신인 오렌지팜의 '팜(농장)'보다 더 크고 장기적인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의미에서 '플래닛(행성)'을 붙였다. 서 센터장은 "한 마디로 '창업자의 열정을 도와주는 시스템'이라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선·후배 스타트업이 서로 도움 주고받고= 오렌지플래닛은 이미 건강하고 열정적인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오렌지플래닛을 졸업한 스타트업 선배들이 자발적 멘토링과 재능기부로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게 대표적이다.

수년간 스타트업 지원에 앞장서며 스마일게이트그룹만의 창업 지원 시스템을 마련한 오렌지플래닛.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로 더 나은 창업 지원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서 센터장이 요즘 하는 가장 큰 고민은 '입주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과 '오렌지플래닛에 입주하지 못한 창업가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다. 그는 "센터를 강남, 부산, 전주 3곳에 두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스타트업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창업 지원에 있어서 공급을 더 확장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창업 지원 생태계도 건강해져 가고 있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투자 회수가 빠르고 투자 주체도 여러 곳으로 분산되다 보니 모든 단계를 오랜 기간 지원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렌지플래닛은 꾸준히, 그리고 진정성 있게 창업가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떻게 하면 스타트업이 더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을지 우리만큼 진심으로 고민하는 곳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해요."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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