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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의 28일만에… 전세사기법 본회의 통과

이미연 기자   enero20@
입력 2023-05-25 15:47

지원 대상 보증금 5억으로 확대
최우선변제금만큼 무이자 대출
野요구 '보증금 채권매입' 제외


발의 28일만에… 전세사기법 본회의 통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지 28일 만에 국회 본회의 문을 통과됐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마련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272명 중 찬성 243명, 반대 5명, 기권 24명이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정부가 경·공매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야 간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피해 보증금 보전에 대해서는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최우선변제금만큼 최장 10년간 무이자 대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근저당 설정 시점이나 전세 계약 횟수와 관계 없이 경·공매가 이뤄지는 시점의 최우선변제금 대출이 가능하다. 최우선변제금 범위를 초과하면 2억4000만원까지 1.2~2.1%의 저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최우선변제금은 세입자가 살던 집이 경·공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 등 선순위 권리자보다 먼저 배당받을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야당은 최초 임대차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최우선변제권의 소급 적용을 요구했지만, 정부 반대로 제외됐다.

야당이 요구해온 '보증금 채권 매입' 역시 정부 반대로 이 특별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피해자들의 경·공매를 대행해주는 '경·공매 원스톱 대행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가 경·공매 비용의 70%를 부담한다.

특별법 적용 요건은 당초 정부·여당 안보다 완화되고 적용 대상은 확대됐다.

지원 대상 피해자의 보증금 범위는 애초 3억원이었으나 이를 최대 5억원으로 확대했다. 주택 면적 기준이나 소득 기준도 없애고, 임차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손실하거나 예상되는 경우로 규정한 것도 삭제했다.

'무자본 갭투기'로 인한 깡통전세 피해자, 근린생활시설, 이중계약과 신탁 사기 등에 따른 피해, 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도 전세사기 특별법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피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전세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위한 신용 회복 프로그램도 가동된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최장 20년간 전세 대출금 무이자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상환의무 준수를 전제로 20년간 연체 정보 등록·연체금 부과도 면제된다.

이 밖에도 특별법에는 △조세 채권 안분 △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부여 △LH 공공임대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별법은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여야는 법 시행 후 6개월마다 국토위 보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 입법하거나 적용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피해 주택을 구매할 때 지방세를 감면해주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취득세는 200만원 한도 내에서 감면되고, 재산세는 3년간 주택 크기 60㎡ 이하는 50%, 60㎡ 초과는 25% 경감된다.

이와 함께 본회의에서는 전세사기 피해 대책의 일환인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공인중개사법 개정안도 가결됐다.

한편 전세사기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인천에서 40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나자 피해자를 중심으로 특별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저리 대출과 피해주택의 경매 유예 등을 지원하지만 당장의 보증금 반환이 시급한 피해자들에게는 실효성이 크지 않아 예견된 비극이었다는 지적이다.

인천에서는 앞서 지난 2월과 4월에도 일명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20~30대 피해자 3명이 숨졌다. '빌라왕' 사건의 30대 피해자가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숨진 것까지 포함하면 전국의 전세사기 관련 사망자는 모두 5명이다.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발의 28일만에… 전세사기법 본회의 통과
정의당 대전시당이 25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앞에서 '전세 사기 특별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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