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기존업계 갈등 사례
"타다, 기득권 카르텔 깬 사건"
로톡도 소송 승소 기대감 ↑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 경영진이 4년 만에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변호사 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로톡'의 소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플랫폼 스타트업의 혁신적 사업모델이 갖고 있는 차별성을 인정한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톡 사건에 대한 법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타다 사건은 플랫폼 스타트업과 기존 업계 간에 벌어진 대표적인 갈등 사례다. 이와 유사하게 현재 진행 형인 사건이 바로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간 갈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로톡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소속 변호사들에게 로톡 이용금지 및 탈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구성사업자의 광고를 제한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0억원을 부과했다.
이 조치는 사업자단체가 회원들에게 특정 플랫폼의 이용금지와 탈퇴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제한한 행위에 대한 최초의 제재 사례였다.
하지만 변협과 서울변회는 지난달 23일 서울고법에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고법이 지난달 30일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제2의 타다'로 불리는 로톡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재판부는 "공정위 처분의 효력으로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이 같이 결정했다.
공정위는 광고제한행위 제재 조치와 관련해 변호사 단체와 본안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 측은 이번에 내려진 타다 무죄 대법원 판결이 로톡 사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조치 이행을 위해 소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타다 판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법리가 있는지 적극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톡 측은 타다 판결에 대해 환영과 기대를 드러냈다. 로톡 운영사 로앤 컴퍼니 관계자는 "타다 사건은 기득권 카르텔이 합법적인 서비스를 고사 상태로 몰아간 대표적인 케이스"라면서 "로톡도 변협과의 갈등이 불거진 후 수익모델과 직결되는 변호사 회원 수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혁신 스타트업의 손을 들어줬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로톡에 따르면 공정위 조치가 송달된 이후인 4월과 5월에는 변협의 징계가 이뤄지지 않았고, 2021년 이후 급감했던 변호사 회원수도 10%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벤처기업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모빌리티, 리걸테크(Legal Tech·법률 서비스와 정보기술의 결합), 원격의료 등 신산업 분야 혁신 갈등에 대해 이번 판결을 교훈 삼아 혁신 서비스와 기존 산업이 상생하면서 국가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