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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조 시장 사라지나… KB·신한증권 등 CFD 계좌 개설 중단

이윤희 기자   stels@
입력 2023-06-01 17:08

SG사태 범죄수단 지목에 위축
투자요건 상향에 사업성 하락
증권사 9곳 신규 거래도 제한


70조 시장 사라지나… KB·신한증권 등 CFD 계좌 개설 중단
서울 여의도 금융가 전경. 연합뉴스

차액결제거래(CFD)가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촉발한 주가조작 일당의 범죄 수단으로 지목되면서 이 상품을 취급하는 증권사들이 신규 계좌 개설 등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제도보완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다. 당국이 CFD 한도를 줄이고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요건도 상향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사업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7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CFD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FD를 취급하는 증권사 13곳 중 키움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2곳이 CFD 신규계좌 개설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중 9개 증권사는 CFD 신규거래까지 중단했다. 이들 증권사에서는 국내 및 해외 모든 종목에 대한 CFD 신규거래가 제한된다. 다만 기존 보유종목 청산은 가능하다.

현재 유일하게 CFD 신규계좌 개설이 가능한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이지만, 유안타증권도 곧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당국이 CFD 제도 개편안을 내놓으며 증권사들에 CFD에 신규매매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오는 8월 말까지 3개월 간 투자자들의 CFD 신규 거래와 계좌 가입이 제한된다. 당국이 CFD 제도 보완과 관련해 전산과 규정 등을 재정비하는 기간 동안 보완 사항을 완비한 증권사들만 CFD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



CFD는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가격변동분(차액)에 대해서만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TRS)의 일종이다. 40%대 증거금만으로 2.5배를 투자할 수 있다. 정해놓은 증거금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청산되돼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CFD는 신용공여 한도 규제에 포함된다. 때문에 신용공여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한도 안에서만 취급할 수 있어 이전처럼 한도없이 취급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CFD 투자자 요건이 상향돼 투자자도 줄어든다. 투자자 요건이 '최근 1년 금융투자상품 평균잔고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된다. 이 요건을 충족하는 전문투자자는 전체 전문투자자의 22% 수준에 그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 는 "CFD가 신용공여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전문투자자는 상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 CFD 를 늘려온 상황이다. 당국의 규제가 시행되면 거래가 절반은 넘게 줄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CFD 사업 축소에 따른 어려움도 중소 증권사에서 더 커질 전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CFD의 경우 대형사에서는 신용공여 등에 비해 수익 비중이 크지 않다. 그래서 중소형 증권사에서 CFD 계좌개설 수수료 등을 낮추며 사업을 키웠고 관련 잔고가 많았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문투자자들도 "신용융자도 2.5배 레버리지는 가능하다. 공매도 거래가 쉽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의 '숏 포지션'으로 공매도와 같은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점이 매력이었는데,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사업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은 유감"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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