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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소재 5개 지자체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빨리 처리하라"

한기호 기자   hkh89@
입력 2023-06-12 17:07

울진-경주-영광-기장-울주 5곳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 공동성명 도출
산중위 여야에 건의 전달…"원전 필수 무탄소에너지원이나, 사용후핵연료 위험"
"부지 내 영구저장 안돼"…與, '원전 설계수명대로 저장용량' 양보 후 단서달 듯


국내 원자력발전소 소재 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심사·처리를 촉구했다. 경북 울진군과 경주시, 전남 영광군, 부산 기장군, 울산 울주군 5곳이 연대해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관리 및 주민지원 방안을 확립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병복 울진군수, 주낙영 경주시장, 강종만 영광군수, 박종규 기장군 부군수, 김석명 울주군 부군수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2차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를 열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 법제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도출했다. 뒤이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으로 여야 의원들과 발표했다.
원전소재 5개 지자체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빨리 처리하라"
원전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 소속 자치단체장들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간사)·김영식·이인선 의원,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지역구의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신속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병복 울진군수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협의회는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상업운전 개시 이래 45년간 안정적 전력공급에 협조해왔다며 원전에 대해 "기후위기시대에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고,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상보해 지속가능한 국가 에너지수요와 공급에 반드시 필요한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지지했다.

그러나 "원전은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사고 가능성이 잠재하며, 특히 운영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사용후핵연료의 독성은 자연상태로 감소하기까지 수십만년 소요됨에 따라 수천년 동안 추적 관리가 필요한 고준위 방사성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원전소재 지역주민들은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정부정책 부재 속에서 수십년간 인내와 이해로서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저장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을 떠안고 살아왔고 앞으로도 영구처분장이 마련되기 전까진 기약 없이 사용후핵연료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며 "다수의 이익을 위한 소수의 희생은 강요될 수 없는 것으로 원전 부지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김성환(더불어민주당), 김영식·이인선(국민의힘) 국회의원 대표발의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된 것은 다행"이라고 주목했다. 3개 의안 모두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를 신설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21년 9월(김성환안)과 2022년 8월말(김영식안·이인선안) 각각 발의된 특별법은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심사 대상이 됐다. 다만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용량을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 동안' 발생량으로 할지, '설계 수명 기간 내'로 할지 친(親)원전 국민의힘과 탈(脫)원전 민주당 의견이 갈렸다.

이외에도 총리 산하 위원회의 '독립 행정기관' 지위 부여 여부를 놓고 입장차가 있다고 한다. 협의회는 여야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확보에 지자체 공모·지역 주민투표 절차를 둬 '주민수용성 확보'에 뜻을 모은 것은 평가하면서도 "여야에서 각각 발의된 특별법안 쟁점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특히 "지금도 원전부지내 사용후핵연료 습식저장시설의 수용한계는 다다르고 있다"며 "계속되는 소모적 정치적 논쟁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국가 에너지 안보 위기로 이어지는 사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특별법 통과 요건으로 "특별법엔 원전부지내 저장시설 추진 시 반드시 지역주민의 동의를 얻도록 해야한다"며 "어떠한 재난에도 저장시설의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사업자가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원전소재 주변지역 주민들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전부지내 저장시설의 저장용량과 저장기한을 명확히 해 원전부지내 저장시설 영구화에 대한 지역주민 우려를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며 "중간저장시설·영구처분시설의 운영 상한 기한을 특별법에 필히 담아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원전 소재 지역주민들에게 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전소재 5개 지자체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빨리 처리하라"
원전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 소속 자치단체장들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무경(간사)·김영식·이인선 의원,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지역구의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신속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손병복 울진군수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기자회견에서 협의회 측은 공동성명서 내 구체적인 건의사항도 낭독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정책의 최우선 당사자는 부지공모와 주민투표를 통해 확정된 지자체 주민으로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에 해당 지자체 주민대표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말했다.

이어 주낙영 경주시장은 "(일본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 반경 30km까지 대피했음을 감안해 원전소재 기초지자체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적합성 기본조사 후보부지에서 제외"하라고 촉구했다. 강종만 영광군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의 부지선정, 건설 및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특별법에 명시해 사용후핵연료의 원전부지내 저장시설을 '영구화하지 않음'을 보장"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박종규 기장군 부군수는 "원전부지내 '신규 저장시설'은 해당 지역 원전소재 지역 주민의 동의 절차를 거쳐 설치하고, 저장용량은 '최초 운영허가(설계수명) 기간' 내 발생량으로 한정"하라고 했다. 김석명 울주군 부군수는 "사용후핵연료 보관을 위한 원전부지내 저장시설을 설치 또는 운영 중인 기초지자체에 대해선 저장용량 및 기간 등을 고려해 소급 연동한 특별지원금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며 성명 발표를 마쳤다.

5개 지자체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직후 국회 산중위 여당 간사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이인선·김영식 의원을 만나 건의문을 전달했고, 여당은 성명서를 언론에 배포하기도 했다. 산중위 야당 측에도 건의서가 전달됐다. 산중위 소속은 아니지만 전남 영광군을 지역구로 둔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 함께 했다.

여당 측은 특별법 자체의 통과가 시급한 만큼 야당과 5개 지자체가 요구한 '원전 설계수명' 기준 저장용량 반영 수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발전 등 여건 변화에 따라 총리 소속 관리위 의결로 저장용량 기준을 변경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자는 입장으로, 대안 병합심사에서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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