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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칼럼] 중국 버블 붕괴가 무서운 이유

박영서 기자   pys@
입력 2023-08-27 18:05

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 칼럼] 중국 버블 붕괴가 무서운 이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유타주(州)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하락, 높은 실업률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은 많은 경우에서 똑딱거리는 시한폭탄과 같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식을 비춘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와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자신이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몰려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 주된 이유는 중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4분의 1을 점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다. 배경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후유증이고, 다른 하나는 초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도산 위기 탓이다. 특히 거품 붕괴 조짐이 보이는 부동산 경기가 현재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다.

중국 경제의 중추인 부동산 산업이 비틀거리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20년이었다. 막대한 부채에 의존하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빼겠다고 그해 9월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부동산 개발업체의 차입을 억제해 부채 비율을 낮추고 현금성 자산을 늘리는 내용의 '3개 레드 라인'(三條紅線)이다. 이 조치는 2021년 6월부터 시장에 적용됐다.

그 결과 업계에 돈줄 가뭄이 일었다. 주택 건설이 대거 중단되자 개인들은 주택 구입에 매우 신중해졌다. 이는 주택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그 여파로 중국 제2의 부동산 재벌 헝다(恒大)가 디폴트에 빠졌다. 최근에는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매출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비구이위안(碧桂園)까지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비구이위안의 부채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1조4000억위안(약 255조원)에 달한다. 시장이 이런 리스크를 견딜 수는 없을 것이다.

부동산 거품이 터지면 그 악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 중국 경제 자체도 불안정한 상황이라 부동산 붕괴는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가장 신경을 쓰는 고용 난도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청년 실업률이 심상치 않다. 올해 7월 1158만명의 대학생이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자, 대학원 졸업자까지 약 1500만명이 세상에 나왔다. 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을 곳이 없다. 6월에도 청년 실업률은 21.3%였고, 7월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업률이 매우 높았을 것이기 때문에 비공개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청년 실업률은 실제로 50%에 가까울 수 있다. '졸업하면 즉시 실업'인 셈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그 폭발력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경제가 'I 자형' 악화로 갈 수 있다. 'V자형' 또는 'L자형'도 아닌 'I 자형'이다. 'V자형'은 내려갔던 것이 다시 올라가는 것이다. 'L자형'은 내려간 것이 올라가지는 않고 장기 침체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거론되는 'I 자형'은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수직 낙하한다. 바닥을 알 수 없는 최악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기존 정책을 뒤집고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지만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시한폭탄이 터져 경기 침체를 통제할 수 없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는 대만과의 전쟁이다.

중국의 경제 위기는 대만 침공 가능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쟁을 선택하는 사례는 인류 역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그런 냄새가 많이 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중국이 휘청거리면 전 세계에겐 대형 악재다. 우리나라는 엎친데 덮친 격이다. 우리에겐 절대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경제는 물론이고 안보까지 비상이 걸린다. 중국 경제 전반에 걸친 불안 요소와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한층 높여야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정부는 판에 박힌 말만 되풀이 한다. '시장 다변화'만 외치고 있다. 이러다간 중국발(發) 쓰나미를 막을 수 없다. 긴장감을 바짝 높이며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정부 내에 '중국 경제 상황반'이라도 만들어 최소한 국내 주식·외환시장이라도 유탄을 맞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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