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예이 타엔씨, 양곤대 재학 중 모친 치료비 마련하려 한국 찾았다 트럭 치여
미얀마 쿠데타 이후 고국 난민 어린이 돕기 활동…후원금 매달 보내
지난 8월 경남 지역의 한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가 숨진 미얀마 국적의 20대 외국인 근로자는 고국에 있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청년 가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피예이 타엔(26)씨는 지난 8월 7일 오전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 공사 현장에서 신호수로 근무하던 중 공사장 내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11일 경남이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2남 1녀 중 장남인 그는 미얀마 명문대인 양곤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에 재학하다가 학비 마련을 위해 2017년 9월 한국에 들어왔다.
2019년 부친이 질병으로 사망하면서 가세가 기운 상황에서 투병 중인 어머니의 치료비도 벌기 위해 먼 타국에서 밤낮없이 노동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2021년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고용 허가 만료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인도적 특별체류 신청을 해 지난해 한 건설회사에 취업했다.
미얀마인 동료는 그에 대해 "매우 성실했던 친구"라며 "번 돈 대부분을 어머니에게 보낼 만큼 효심이 깊었다"라고 밝혔다.
가정 환경이 어려운 처지였지만 그는 미얀마 쿠데타 이후 고국 난민 어린이 돕기 활동에 적극 참여, 어렵게 번 돈 일부를 후원금으로 매달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사측과 피예이 타엔 씨 유족 측 변호인 간 보상 등 합의 과정이 길어져 사고 한 달여가 지난 10일에서야 장례가 치러졌다.
피예이 타엔 씨 가족은 여권 미발급 등 미얀마 내부 문제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대신 경남이주민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현재 보상 등 사측과 유족 측은 합의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이주민센터 이철승 대표는 "2021년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일어나자 고용 허가 만료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인도적 특별체류 신청을 해 불법 체류자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김성준기자 illust76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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