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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급한 불` 방폐장, 연구시설부터 짓는다

이준기 기자   bongchu@
입력 2023-09-18 16:58

지하 500m서 성능·안전성 연구
방사능 물질·방폐물 반입은 안해
내년 상반기중 후보지 최종 확정
유력지역 경북·부산·대전 떠올라


[단독] `급한 불` 방폐장, 연구시설부터 짓는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지하처분연구시설(KURT) 전경. 원자력연 제공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건설이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가운데, 정부가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앞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부터 짓기로 했다. 다음달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한다. 2060년 방폐장 가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하연구시설부터 지어서 관련 기술을 실증하는 게 목표다.
18일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중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지하연구시설 후보지 공모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 후보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올해말 복수 후보지를 정한 후 단일 후보지로 좁히겠다는 계획이다. 이후 2025년 최종 후보지에 대한 부지조사를 시작해 기본설계, 건설허가를 거쳐 2029년 착공할 예정이다. 목표 가동 시점은 2031년이다.

지하연구시설은 앞으로 선정될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 조건에서 처분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 등을 연구하는 곳으로, 실제 고준위 방폐장과는 별개로 지어진다. 고준위 방폐장 기술에 앞서 있는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 등은 모두 처분장 부지 선정에 앞서 처분환경과 유사한 연구시설을 구축해 심층 처분 기술 확보와 안전성, 실증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방사성물질이 사용되지 않고 방폐물 반입도 이뤄지지 않는다. 순수한 연구시설로, 지하 500m 지점에 설치될 예정이다. 지상시설은 11만㎡ 부지에 조성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사업을 주관해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5138억원을 투입해 건설할 예정이다. 투입 재원은 산업부의 방폐기금과 과기정통부의 원자력기금으로 충당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해 연구비 등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당초 5월부터 지하연구시설 건설 공모를 할 예정이었으나 원자력진흥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못해 미뤄졌다. 관련 기관들은 늦어도 다음달 공모가 시작돼야 2개월 간의 공모 기간과 1차 심사를 통한 2∼3곳의 후보지 선정에 이어 부지조사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후보지를 최종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지가 확정되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8년 건설허가를 얻어 2029년부터 건설에 착수하는 게 목표다. 건설허가 이전에 부지조사, 기본설계 등이 추진된다.


현재 경북, 전북, 부산, 대전 등이 시설 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관련 시설을 보유한 경북과 부산, 원자력연이 심층 처분 연구를 위한 지하시설을 이미 운영하고 있는 대전 등 세 곳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려면 연내 공모에 착수해 부지 상세 조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지를 정해야 하는 등 빠듯한 일정"이라며 "과기정통부는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구축 이후 R&D만을 담당하게 돼 공모 관련 사항은 산업부가 맡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준위 방폐장 건설은 국회 입법화 지연으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다 쓰고 난 핵연료를 처분할 곳이 없다 보니 현재 각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포화될 예정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단독] `급한 불` 방폐장, 연구시설부터 짓는다
대전시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지하 120m에 설치된 '지하처분연구시설( KURT)'에서 연구자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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