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환각·환청 들렸다'며 심신미약 주장
재판부 "살해 고의 매우 확정적"
결혼을 전제로 오랫동안 교제한 연인이 말다툼을 벌인 후 잠들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50대가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1)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아울러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3시쯤 잠이 든 피해자 B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결혼을 전제로 B씨와 14년간 교제한 사이였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B씨와 함께 주거지에서 술을 마시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말다툼이 벌어지자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고인은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한테서 종교 관련 얘기를 들은 뒤부터 환각과 환청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또 범행 당시 '피해자를 죽이라'는 환청을 들었다며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 방법 등을 비춰보면 A씨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누워있는 피해자를 여러 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는 점에서 살해 고의가 매우 확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의 양 손가락 부위에 베인 상처 등에 비춰보면 공격을 방어하려던 피해자를 공격해 살해한 것으로,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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