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충성고객 사용량 넷플릭스 앞서
CJ ENM·JTBC 등 독점 콘텐츠 협력
2964억 영업적자 속 점유율 경쟁 심화
"국내 OTT 지속성장 지원" 목소리도
#1.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는 새로운 방송이 소개될 때마다 방송은 물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도 화제가 된다. 화면 속을 누비는 댄싱 고수들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여성 댄서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실력, 파워, 리더십은 시청자들의 가슴 속에 숨어 있던 에너지를 용솟음치게 한다. 방송을 보는 이들도 함께 몸을 들썩일 수밖에 없다.
#2. 올 2분기 공개된 tvN '뿅뿅 지구오락실2'(지락실2)는 TV·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통합 화제성 지수를 이끄는 콘텐츠다. 최근 예능 대세로 떠오른 그룹 '오마이걸' 멤버 미미는 자신의 인생이 "지락실2 전과 후로 나뉜다"며 국내외를 넘나드는 인기를 실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토종 OTT 티빙이 탄탄한 콘텐츠와 '찐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와 맞서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 미국 OTT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을 주름 잡는 가운데 K-OTT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 토종 사업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티빙, 상위 10% 이용자 충성 고객 사용시간서 넷플릭스 앞서 = 넷플릭스가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국내 OTT 시장에서 1위를 비롯한 2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6개 OTT 앱의 상위 10% 이용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OTT는 넷플릭스다. 토종 OTT 중에서는 티빙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내 OTT 사업자들이 약진하고 있다. 1인당 월평균 사용일 수와 사용시간을 통해 충성 고객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분기별 티빙의 평균 사용일 수와 사용시간은 넷플릭스 수치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 기준 넷플릭스와 티빙의 사용 일은 9.2일, 사용 시간은 각각 555분, 492분으로 넷플릭스가 앞섰지만, 2분기 티빙이 사용 일 9.6일, 사용 시간 544분으로 각각 9일, 507분을 기록한 넷플릭스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 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용자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감대 형성하고 독점 콘텐츠 시너지 = 넷플릭스 대항마로 언급되는 티빙의 이용자 충성도는 국내 OTT 사업자 가운데 활발하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공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형성됐다. 사업 구조상 CJ ENM, JTBC, KT스튜디오지니, 파라마운트+ 등 파트너사와의 콘텐츠 협업도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구조다.
올 2분기와 3분기 티빙은 '마녀사냥 2023', '브로 앤 마블', '잔혹한 인턴'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월 2편 이상 공개했다. 2013년 최초로 방송되며 실제 '연애 이야기의 원조'라 평가받은 마녀사냥 2023은 티빙에서 솔직해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OTT 콘텐츠로 안착하며 과거 애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최근 공개된 잔혹한 인턴은 경단녀, 은퇴남 등 3040세대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공감을 모았다.
티빙은 CJ ENM, JTBC, 파라마운트플러스, KT 스튜디오지니까지 다양한 국내외 독점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힘으로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K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올 2분기 공개된 tvN '뿅뿅 지구오락실2'은 TV·OTT 통합 화제성 지수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는 효녀 콘텐츠다. 티빙에서 독점 공개돼 이용자 수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도 티빙 인기 순위에 지속적으로 오르는 킬러 콘텐츠로 꼽힌다. 최근 공개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도 화제를 모으며 독점 공개되는 티빙의 일 이용자 수(DAU) 증가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티빙의 독점 예능이 안정적인 이용자를 구축하는 가운데 ENA '남남', tvN '경이로운 소문2', tvN '소용없어 거짓말', 파라마운트플러스 '라이어니스: 특수작전팀' 등 매주 공개된 화제의 독점 드라마는 티빙 가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이다.
◇ 자국 OTT 영향력 두드러진 상황서 "K-OTT 지원해야" 한목소리 = 우리나라는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사업자와 경쟁에서 자국 OTT 사업이 시장 중심에 확고하게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실제 유럽, 아시아 시장 전반을 보면 자국 OTT 서비스가 시장점유율 5위 내 오른 국가는 우리나라와 인도가 유일하다. 규모의 경쟁에서 국내 OTT 사업을 지탱하게 만드는 힘은 K콘텐츠로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기획력으로 꼽힌다.
문제는 티빙 등 넷플릭스와 겨루는 국내 OTT가 높은 콘텐츠 제작비와 수익성 악화로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OTT 사업자의 영업 적자는 2020년 385억원에서 지난해 296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글로벌 OTT 또한 성장 둔화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포화 상태인 OTT 시장의 이용자를 뺏고 빼앗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 등이 구독료 인상을 골자로 한 새 구독 모델을 적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는 K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K콘텐츠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규모의 경제에 맞서고 있는 토종 OTT의 선전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면서도 "K-OTT 지속 가능성을 위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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