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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오래된 기침과 천식에 좋은 은행

   
입력 2023-11-08 18:51

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오래된 기침과 천식에 좋은 은행
은행(銀杏)은 씨의 껍질이 은(銀)빛처럼 하얗고, 씨가 살구(杏)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은행나무의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은행을 공손수(公孫樹)라 하는데, 공손수는 은행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어버이 대에서 심은 것이 손자 대에 나 가서 그 열매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잎의 모양이 오리발을 닮았다 하여 압각수(鴨脚樹)라고도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돼 식물학적으로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 우기도 하는데, 은행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 식물로 1속 1종만 존재하며, 고생대로부터 꿋꿋이 살아남은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은행잎은 모양도 예쁠 뿐만 아니라 책갈피에 서표로 끼워 놓으면 책벌레 좀먹는 것도 방지가 된다. 은행잎에 항균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딱딱한 껍데기 안에 옅은 초록색을 띤 열매는 한방에서 백과(白果)라고 하는데, 주요 성분으로 아미노산과 사이토키닌(cytokinin) 물질이 발견됐으며, 풍부한 지방유가 존재한다. 겉껍데기에 유독성 징콜릭(ginkgolic)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오래된 기침과 천식에 좋은 은행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道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는 '은행의 맛은 달고 쓰며, 천식과 기침을 몰아내고 단백뇨를 치료하며 주독을 풀어준다'라고 기록 돼있다.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액편(湯液篇)엔 '은행은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며 독이 있다. 폐와 위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고 천식과 기침을 멎게 한다'라고 적혀있다. 또 16세기 중국 명나라때 이시진(李時珍)이 펴낸 약학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소변이 자주 나오거나 소변이 쌀뜨물과 같이 흐린 것을 멎게 한다'라고 쓰여져 있다.

은행 열매는 맛이 달고 쓰며 떫은 맛이 있다. 쓰고 떫는 맛은 주로 폐기(肺氣)를 수렴해서 폐가 허약해 나타나는, 오래된 기침과 가래를 그치게 한다. 쓴 맛은 몸 안에 습(濕)을 없애고 떫은 맛은 수렴시키는 효능이 있어 여성들의 대하(帶下)나 아이들 야뇨증과 빈뇨(잦은 소변)에 쓰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례로 옛날 중국 풍습에 의하면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갈 때 은행 구운 것 10여개를 복용해서 도중에 소변 나오는 것을 방지했다고 한다. 배농 작용이 있어 유방염에 쓰이기도 한다. 겉껍질과 속껍질을 제거하고 살짝 볶아 먹으면 술안주로도 좋다. 약리 실험에서 열매는 기관지 점액 분비 기능 개선 효과와 기관지 평활근 이완작용이 확인됐다. 혈관 확장 작용도 있어 뇌혈관의 혈류량을 개선한다. 항균작용이 있어 결핵균 포도상구균, 탄저균 대장균의 발육을 억제하기도 한다.
잎은 징코라이드, 플라보노이드 등 약효 성분이 풍부해 약재로 많이 쓰인다. 플라보노이드는 모세 혈관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고 혈관을 강하게 해준다. 헐고 쇠약해진 혈관의 벽을 치유해주고 뇌와 손, 발끝의 말초혈관에 이르기까지 무리 없이 혈액이 고루 흐르게 해 준다. 심장의 관상동맥과 뇌혈관의 혈액순환 개선, 고지혈증의 치료에도 일정 정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 은행잎에서 추출한 혈액순환 개선제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천연물 제제의 평가에 인색한 양의학계에서도 은행잎의 약리 효과만은 예외적으로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잎이나 열매는 그냥 먹으면 안 된다. 청산배당체(靑酸配糖體)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은행을 많이 먹으면 중독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열매는 반드시 익히거나 구워 먹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용량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회 복용량은 10∼15개가 적당하다. 참고로 공복에 150개 정도 먹었을 때 중독현상으로 발열, 구토,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은행은 혈전 분해 효과가 뛰어나 혈액 순환 및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지만, 수술을 앞둔 환자인 경우 3일 전에 섭취를 중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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